MBC 신사업팀장 인터뷰…국내 방송사 최초로 NFT 사업 진출
'순간의 소유' 전시도 개최…"예술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NFT도 구상 중"
지상파와 대체불가토큰(NFT·Non-fungible token), 잘 어울릴 거 같지 않은 두 단어의 조합이 이뤄졌다.

MBC가 국내 방송사 중 처음으로 NFT 사업에 진출한 것이다.

지난 7월 말 NFT 마켓을 연 MBC는 전용 플랫폼 '아카이브 by MBC'를 통해 상품의 경매·판매 등을 진행해왔으며, 이달에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MBC 스마트센터에서 'MBC NFT: 순간의 소유'를 주제로 약 2주간 전시도 선보였다.

NFT 사업을 주도한 박재훈 MBC 신사업팀장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디지털 자산과 관련된 산업이 빨리 폭발할 것 같다는 판단이 들어서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처음엔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죠. 아직도 NFT를 잘 모르는 분들이 계시고, 가상화폐나 암호화폐 등을 연상하면서 '공영방송이 가상화폐 장사를 해?'라며 오해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올해 창사 60주년을 맞아서 MBC가 쌓아온 아카이브를 디지털 자산화함으로써 시대를 앞서가는 시청자분들을 만족시켜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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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사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던 데에는 박성제 MBC 사장의 역할도 컸다.

박 팀장은 "사장님께 (사업 계획을) 보고드리니 새로운 영역에 있어서 MBC가 앞서간다는 느낌을 주면서 젊은 층에 MBC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알리고 싶다고 하셨다"며 "바로 '오케이'가 나서 걸림돌 없이 빠르게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된 NFT 사업에서 MBC는 약 300개 정도의 상품을 개발했다.

특히 MBC TV 예능 '무한도전'에서 출연자 최규재 씨가 '무야호∼'라고 외치는 클립 영상의 NFT는 950만 1천원에 낙찰되며 MBC에서 출시한 NFT 상품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박 팀장은 초반에는 MBC보다 한 달 정도 앞서 NFT 마켓을 연 미국 CNN의 상품들을 많이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CNN은 '24시간 방송'을 처음으로 선언하는 부분, 걸프전 생방송 장면 등을 다양한 NFT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박 팀장은 "시청자들이 비싸지 않은 가격에, 기억할 만한 순간을 가상 자산으로 소유할 수 있도록 상품을 판매하는 CNN을 보면서 저희 시청자 중에서도 그렇게 추억을 간직하고 싶은 분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상품 개발 초기에는 MBC 첫 TV 송출 장면, 첫 컬러TV 송출 장면 등을 상품화했다고 말했다.

MBC는 광복절을 기념해 조선총독부 옛 건물을 해체하는 모습을 담은 장면과 '무한도전'에서 방영됐던 도산 안창호 로고 등도 NFT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했다.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인 11월부터는 '무야호∼' 등 시청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 경매 방식 판매도 시작했다.

최근에는 예능 '복면가왕'에서 화제가 됐던 개그우먼 신봉선의 리액션, 심은하 주연의 드라마 'M'(1994) 타이틀 등의 상품도 출시했다.

그는 "앞으로는 글로벌한 아이돌의 데뷔 초기 모습을 담은 상품이라든지 '90년대 드라마'를 모은 기획전 형식의 상품 등도 내놓을 생각이다.

또 기존 상품에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예술을 결합한 상품도 구상하고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저희가 발행하는 NFT 상품들을 통해서 시청자분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MBC와의 추억을 소장하실 수 있었으면 해요.

시청자분들의 제안을 적극 수용해 소비자형 상품을 개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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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