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세 총기사고 피해자도 4천500여명…총기난사 687건
올해 미국서 총에 맞은 12세 미만 어린이 1천명 넘어
올 한 해 미국에서 총에 맞아 숨지거나 다친 12세 미만 어린이가 1천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 '총기 폭력 기록 보관소' 자료를 인용, 지난 29일 기준 12세 미만 어린이 308명이 숨지고 738명이 다쳐 총 1천46명이 총기 사고의 피해자가 됐다고 밝혔다.

작년 기록(999명)을 훌쩍 넘긴 것이며, 기록 보관소의 관련 기록 관리가 시작된 2014년 이후 최대 기록이다.

같은 기간 총상으로 죽거나 다친 12∼17세 미성년자 수도 4천552명에 달했다.

이 역시 기존 최대 기록이었던 작년(4천142명)보다 증가한 것이다.

연령대 구분 없이 전체적으로는 2만527명이 올 한 해 총기 사건·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극단적 선택이나 오발하고 등을 포함한 수치다.

이마저도 기존 최대 기록이었던 작년의 1만9천411명을 뛰어넘었다.

또한 사상자 4명 이상인 '총기 난사 사건'은 올해 687건으로 집계됐다.

작년에는 총기 난사 사건이 611건이었다.

이런 총기 사고 증가세에는 다양한 원인이 지목된다.

미국 내 총기 보유율이 급증하고 총기 보유 자격 검증이 느슨해진 데다 경찰에 대한 불신 속에 개인적 원한을 사적으로 풀려 하는 현상까지 겹쳐 총기 사고가 급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미국서 총에 맞은 12세 미만 어린이 1천명 넘어
코로나19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의 주 대부분이 총기 보관 시 잠금장치를 의무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팬데믹으로 아이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상황이 악화했다는 것이다.

더타임스는 크리스마스였던 지난 25일 벌어진 끔찍한 총기 사고 사례도 전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 가정집에 놀러 온 손님의 차 안에서 3세 여아가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된 사건이었다.

이 아이는 헬리콥터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사흘 만에 숨졌다.

여아가 총을 갖고 놀다 격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어린이 보호재단' 관계자는 "2018년 총기 사고로 숨진 어린이는 교통사고로 사망한 어린이보다 많았다"라며 "끊이지 않는 총기 폭력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미 하원 출신이자 총기사고 생존자 출신인 게이브리얼 기퍼즈 전 의원의 '기퍼즈 법률센터'는 총기 보유자 절반이 잠금장치 없이 총기를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기퍼즈 전 의원은 "아동의 극단적 선택이나 우발적 총상, 18세 미만의 학교 총격 사태 등에 쓰인 총의 70∼90%는 자신의 집이나 친척, 친구 집 등지에서 가져온 것"이라며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