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없는 신도시] ① 없애고 줄이고 바꾸고…대전 학교용지 잇단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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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수요예측 실패에 담당 사무관은 검찰수사까지…주민 불신 자초
[※ 편집자 주 = 올해 대전지역에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신도시에 학교나 교실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논란을 빚었습니다.
교육청이 수요 예측을 잘못해 학교 예정 부지를 없애거나 학교 규모를 줄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안으로 모듈러 교실(이동형 교실)이 제시됐지만, 학생들의 안전과 학습권 침해를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학교 용지 확보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전망을 두 차례로 나눠 살펴봅니다.
]
"확보했던 학교 용지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사라졌는데, 교육감과 시장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네요.
"
2023년 4월 대전 유성구 용산지구 아파트 입주를 앞둔 윤문희 씨는 자녀가 새로 전학 가야 할 학교만 생각하면 골치가 아프다.
단지 내에 초등학교가 없어 1㎞ 이상 떨어진 용산초등학교까지 4차선 대로를 두 번이나 건너야 하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걸음으로 20분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에는 3천500가구 규모의 이 아파트 단지 내에 초등학교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2018년 용산지구 토지이용계획도상에는 초등학교 용지가 확보돼 있었으나 이듬해 10월 최종 승인된 계획에는 학교 용지가 사라지고 유치원·공원 부지로 바뀌었다.
교육청은 그해 1월 '예상 학생 수가 500여명 정도여서 인근 학교를 증축해 수용하면 가능하다'며 대전시와 협의를 거쳐 초등학교 용지를 반납했다.
하지만 교육청의 재조사 결과 당초 예측한 학생 수의 1.5배가 넘는 750여명이 다닐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저 1·3블록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조사 결과로, 2·4블록까지 입주할 경우 학생 수는 1천여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아파트 분양 과정에서 늘어난 신혼부부·생애 최초 등에 대한 특별공급 비율을 고려하지 못하고 수요 예측에 실패한 탓이다.
내년 3월 개교하는 호수초등학교의 경우 학교를 너무 작게 짓는 바람에 말썽이 일었다.
지난달 입주가 시작된 갑천지구 3블록(1천762 가구) 입주민의 자녀가 다닐 예정인데, 애초 설계했던 20학급, 400명 규모의 배가 넘는 850여명이 다닐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학급 기준으로 14개 학급이 추가돼 31학급으로 늘었지만, 일반교실 여유 공간이 없어 모듈러 교사(임시교실)를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다.
도안 2-2지구에 설립할 예정인 복용초의 경우 아파트 단지 내에 학교 용지를 확보하지 않은 채 별도 지구에 학교를 세우겠다는 사업자의 말만 믿고 도시계획을 확정했다가 낭패를 봤다.
사업자가 애초 교육청이 협의 요청한 2-1지구 안이 아닌 별건인 2-2지구로 학교 용지를 변경했음에도 대전시가 이같은 내용의 주택건설 사업을 승인해 주면서 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
현재 도안 2-2 개발사업이 도시개발법 위반 혐의로 법적 분쟁에 휘말리면서 복용초 개교가 무기한 미뤄진 상황이다.
용산초와 복용초 설립 업무를 담당했던 대전교육청 사무관은 도안 2-2지구 학교 예정지 인근 땅을 사들여 투기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내년 분양을 앞둔 용문 1·2·3구역 재건축 사업지와 서구 도마·변동 재개발 지역 등 대전지역 곳곳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학교 신설 방안은 마련되지 않아 '학교 없는 신도시'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 당국은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설립이 쉽지 않아 도안신도시 등 개발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조승식 대전교육청 행정과장은 "용산초의 경우 특공 비율 확대에 따른 추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등 담당자의 행정 착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도안지역 출생률이 이례적으로 40%가 넘는데도 학령 인구 감소 문제로 호수초 설립 안건이 교육부 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워 일정 규모 이상으로 학교를 지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신정섭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장은 "특공 비율 확대가 대전에만 적용되는 것도 아닌데, 대규모 도시개발로 인해 인구가 재배치되는 상황에서 너무 안일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며 "도안·용산지구 인허가 비리 의혹과도 맞닿아 있어 단순한 행정 착오로만 보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교육청이 수요 예측을 잘못해 학교 예정 부지를 없애거나 학교 규모를 줄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안으로 모듈러 교실(이동형 교실)이 제시됐지만, 학생들의 안전과 학습권 침해를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학교 용지 확보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전망을 두 차례로 나눠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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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보했던 학교 용지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사라졌는데, 교육감과 시장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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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대전 유성구 용산지구 아파트 입주를 앞둔 윤문희 씨는 자녀가 새로 전학 가야 할 학교만 생각하면 골치가 아프다.
단지 내에 초등학교가 없어 1㎞ 이상 떨어진 용산초등학교까지 4차선 대로를 두 번이나 건너야 하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걸음으로 20분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에는 3천500가구 규모의 이 아파트 단지 내에 초등학교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2018년 용산지구 토지이용계획도상에는 초등학교 용지가 확보돼 있었으나 이듬해 10월 최종 승인된 계획에는 학교 용지가 사라지고 유치원·공원 부지로 바뀌었다.
교육청은 그해 1월 '예상 학생 수가 500여명 정도여서 인근 학교를 증축해 수용하면 가능하다'며 대전시와 협의를 거쳐 초등학교 용지를 반납했다.
하지만 교육청의 재조사 결과 당초 예측한 학생 수의 1.5배가 넘는 750여명이 다닐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저 1·3블록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조사 결과로, 2·4블록까지 입주할 경우 학생 수는 1천여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아파트 분양 과정에서 늘어난 신혼부부·생애 최초 등에 대한 특별공급 비율을 고려하지 못하고 수요 예측에 실패한 탓이다.
내년 3월 개교하는 호수초등학교의 경우 학교를 너무 작게 짓는 바람에 말썽이 일었다.
지난달 입주가 시작된 갑천지구 3블록(1천762 가구) 입주민의 자녀가 다닐 예정인데, 애초 설계했던 20학급, 400명 규모의 배가 넘는 850여명이 다닐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학급 기준으로 14개 학급이 추가돼 31학급으로 늘었지만, 일반교실 여유 공간이 없어 모듈러 교사(임시교실)를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다.
도안 2-2지구에 설립할 예정인 복용초의 경우 아파트 단지 내에 학교 용지를 확보하지 않은 채 별도 지구에 학교를 세우겠다는 사업자의 말만 믿고 도시계획을 확정했다가 낭패를 봤다.
사업자가 애초 교육청이 협의 요청한 2-1지구 안이 아닌 별건인 2-2지구로 학교 용지를 변경했음에도 대전시가 이같은 내용의 주택건설 사업을 승인해 주면서 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
현재 도안 2-2 개발사업이 도시개발법 위반 혐의로 법적 분쟁에 휘말리면서 복용초 개교가 무기한 미뤄진 상황이다.
용산초와 복용초 설립 업무를 담당했던 대전교육청 사무관은 도안 2-2지구 학교 예정지 인근 땅을 사들여 투기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내년 분양을 앞둔 용문 1·2·3구역 재건축 사업지와 서구 도마·변동 재개발 지역 등 대전지역 곳곳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학교 신설 방안은 마련되지 않아 '학교 없는 신도시'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 당국은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설립이 쉽지 않아 도안신도시 등 개발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조승식 대전교육청 행정과장은 "용산초의 경우 특공 비율 확대에 따른 추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등 담당자의 행정 착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도안지역 출생률이 이례적으로 40%가 넘는데도 학령 인구 감소 문제로 호수초 설립 안건이 교육부 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워 일정 규모 이상으로 학교를 지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신정섭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장은 "특공 비율 확대가 대전에만 적용되는 것도 아닌데, 대규모 도시개발로 인해 인구가 재배치되는 상황에서 너무 안일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며 "도안·용산지구 인허가 비리 의혹과도 맞닿아 있어 단순한 행정 착오로만 보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