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매직이 친환경 가전제품 생산을 위해 국내 가전업계 최초로 ‘리사이클링 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올해 세계 최초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공기청정기를 출시한 SK매직은 내년에도 이 같은 친환경 경영을 이어가기 위해 본격 사업 확장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30일 SK매직 측에 따르면 회사는 조직 개편을 통해 기획재무실 내 ‘SV(소셜 밸류) 추진팀’을 만들고 내년께 리사이클링 센터를 세우기로 했다. 회사가 계획 중인 제품의 ‘자원 선순환 체계(closed loop)’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이 체계에 따르면 소비자는 가전제품을 쓰다가 계약 기간이 끝나면 회사가 제품을 자체 회수한다. 이후 제품을 분해해 폐플라스틱 플레이크(원료 상태의 칩)를 만들고, 다시 신규 플라스틱과 배합해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해 가전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일련의 과정이다. SK매직 관계자는 “현재 센터 부지를 찾기 위해 SK매직의 경기 화성 공장이나 다른 외부 부지 등에 대해 위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사이클링 센터가 건립되면 SK매직이 추진 중인 친환경 경영활동의 중심 기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초 SK매직은 사내에 ‘그린프로젝트’ 팀을 신설하고 친환경 가전 라인업을 뜻하는 ‘그린 컬렉션’을 준비해왔다. 지난 10월께 공개된 ‘올클린 공기청정기 그린242’가 대표적이다. 제품 전체 플라스틱 중량의 99.5%가 친환경 플라스틱(PCR-ABS)인 게 특징이다. PCR-ABS는 버려진 가전·전자 기기에 포함된 플라스틱에서 추출해 만든 재생 소재다. 김문기 SK매직 그린프로젝트팀 팀장은 “재생 플라스틱을 적용해 제품 한 개당 신규 플라스틱 생산을 3.4㎏씩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앞으로 SK매직은 플라스틱 감소뿐 아니라 에너지·자원 절약, 폐기물 및 유해물질 감소, 자원 순환성 등 친환경 요소를 고려한 가전을 계속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10월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화학사업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과 친환경 플라스틱 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SK지오센트릭은 재활용 플라스틱 제조에 대한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친환경 가전에 필요한 소재를 SK매직에 지속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 같은 경영은 모회사인 SK네트웍스의 친환경 사업 전략과도 연관이 있다. SK네트웍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20년 대비 42% 줄이고, 2040년 넷제로(탄소중립)에 도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