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의식 없어…가족 "평소와 다른 선로로 열차 진입, 안내 요원도 없어" 코레일 "선로 문제없고, 직원 정상근무" 해명…철도경찰, 조사 착수
기차역에서 플랫폼으로 가려고 건널목을 건너던 40대가 역으로 진입하던 열차에 치여 중태에 빠진 사고가 뒤늦게 알려졌다.
피해자 가족들은 한국철도(코레일) 측의 안전 관리에 과실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코레일 측은 경찰의 수사 결과를 통해 과실 여부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사고를 당한 A(47·여)씨 가족에 따르면 울산 집에서 경북 경주 직장까지 열차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A씨는 지난 22일 오후 9시 51분께 경북 경주시 불국사역에서 울산으로 가는 하행선 무궁화호를 타려고 역내 철길 건널목을 건너다가 진입하던 열차에 치였다.
A씨는 건널목 끝 지점에서 열차와 충돌한 뒤 약 11ｍ를 끌려갔다.
중상을 입은 A씨는 사고 직후 울산대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지난 28일에는 아주대학교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29일 5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으며, 30일 오후 3시까지 의식이 없는 상태다.
뇌출혈, 경추·대퇴골 골절, 왼쪽 다리 무릎 아래를 절단 등으로 위중한 상태라고 가족들은 전했다.
가족들은 불국사역 측의 부실한 안전 관리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가족들은 "열차가 역내 게시된 시간표보다 3분가량 일찍 도착했으며, 평소 하행선이 통행하는 바깥 선로가 아닌 역사 건물 쪽 선로로 진입했다"라면서 "불국사역은 철길 건널목을 건너 플랫폼으로 가야 하는데, 도착 시각이나 열차 선로가 평소와 다른데도 아무 차단 시설이나 안내요원이 없어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열차 진입 전에 승객들의 안전한 이동을 확인하고 역사 출입문을 차단하는 것이 상식이고 역사 업무일 텐데, 코레일은 이런 의무를 무방비로 방치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A씨 가족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코레일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열차는 출발 시각을 엄수하지만, 1∼2분 일찍 도착하는 일은 흔하다"라면서 "사고 열차가 평소와는 다른 선로로 진입한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안전요원이 없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불국사역은 2조3교대로 직원 2명이 역사에 상주하는데, 오후 7시부터 오전 7시까지 야간에는 1명씩 교대로 휴식을 취하는 근무 형태다"라면서 "사고 당시 근무 직원은 승객들을 승강장으로 안내한 뒤, 신호 취급 업무를 위해 역사로 돌아왔는데 그때 사고가 난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를 수사 중인 철도경찰 측은 "현재 내사에 착수한 상태이며, 어떤 경위로 사고가 발생했고 그 과정에 불국사역의 과실이 있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