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과 토론? 정말 같잖다"
文정부·여당 향해선 "무식한 삼류 바보"
예의 어겼단 지적도
윤 후보는 지난 29일 경북 안동시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열린 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약 22분에 걸쳐 격정적인 어조로 연설을 했다.
윤 후보는 "우리 당 의원들의 60% 정도가 '통신 사찰'을 당했다"며 "제가 볼 땐 대선도 필요 없고, 이제 곱게 정권 내놓고 물러가는 게 이게 정답"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을 향해선 "무식한 삼류 바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그는 "전문가가 들어오면 자기들이 해 먹는 데 지장이 있으니 무식한 삼류 바보들 데려다가 정치를 해서 나라와 경제를 망쳐놓고 외교와 안보도 전부 망쳐놨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해선 특히 비난 수위를 높였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두고 '같잖다'라는 표현도 썼다. 같잖다는 표현은 '상대할 거리도 못 된다' 등의 뜻을 담고 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계속해서 TV 토론을 제안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대장동과 백현동 진상부터 밝히라"며 "탈원전 아니면 안 된다고 몇 년 동안 계속 떠들다가 안 될 것 같으니 감원전이라는 말을 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런 사람하고 국민 여러분 보는 데서 토론을 해야 되겠냐"며 "어이가 없다. 정말 같잖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전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도 이 후보의 토론 제안을 두고 '중범죄가 확정적인 후보의 정치 공세적 토론 제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당시 윤 후보는 "검찰이나 정권의 태도를 보면 확정적 범죄라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이런 확정적 중범죄, 다른 변명의 여지가 없는 후보와 국민 앞에서 정해진 정도의 토론이 아닌 토론을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발언을 놓고 일각에서는 상대 후보에 대한 '예의를 어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불필요한 말이다. 이 말 자체가 토론할 거냐 하는 데 대한 대꾸로 나온 건데 이것은 제대로 된 대꾸도 아니다"라며 "본인의 이미지에도 별로 안 좋게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토론하는 건 좋은데 당신 입장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겠다'라고 얘기했어야 한다"며 "이렇게 얘기했으면 무난했다. 정치에도 금도라는 게 있는데 상대 후보에 대한 예의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딱 보면 지지율이 역전됐다는 걸 느낄 수 있다"며 "보통 지지율이 떨어지는 쪽에서 네거티브를 걸게 돼 있다. 상황이 좀 달라졌구나(라는 걸 알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