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14.6m·500살 '정선 봉양리 뽕나무' 천연기념물 지정
500년 전쯤 강원도 정선에 낙향한 선비가 심었다고 전하는 14.6m 높이의 큰 뽕나무가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이 됐다.

문화재청은 강원도기념물인 '봉양리 뽕나무'를 '정선 봉양리 뽕나무'라는 명칭으로 바꿔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나무는 정선군청 근처에 있는 옛 건축물 '상유재 고택' 앞에 있다.

조선 단종 때 벼슬을 한 제주고씨 고순창이 관직에서 물러난 뒤 고택을 짓고, 뽕나무도 심었다고 한다.

나무는 두 그루로 구성된다.

북쪽 나무는 높이 14.6m·가슴높이 둘레 3.5m이고, 약간 작은 남쪽 나무는 높이 13.2m·가슴높이 둘레 3.3m이다.

각각 폭은 15m를 조금 넘는다.

두 그루 모두 상태가 양호하고, 형태도 아름다운 편이다.

지금까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뽕나무는 '창덕궁 뽕나무'와 '상주 두곡리 뽕나무'가 있다.

두 나무 모두 한 그루이며, 높이가 10∼12m로 정선 봉양리 뽕나무보다 작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뽕나무는 보통 양잠을 목적으로 심기 때문에 크게 키우지 않고, 노거수도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정선 봉양리 뽕나무는 경관수로 오랫동안 정성스럽게 가꿨다는 점에서 문화재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선군 근대 행정문서에는 1909년 양잠 가구 수와 면적이 기록됐는데, 봉양리 뽕나무는 정선의 양잠 문화를 알려주는 자료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향후 정선 봉양리 뽕나무 천연기념물 지정 행사를 열고,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인접한 차도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올해 정선 봉양리 뽕나무를 비롯해 인천 장수동 은행나무, 정읍 내장산 단풍나무, 부여 가림성 느티나무, 영양 송하리 졸참나무와 당숲 등 식물 문화재 5건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높이 14.6m·500살 '정선 봉양리 뽕나무' 천연기념물 지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