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복지중앙교회, 출산 준비부터 산후조리까지 도와
31일 형집행정지 만료되면 아기와 함께 1년간 교도소 다시 수감
구치소에 수감된 만삭의 인도 여성, 주변 도움으로 무사히 출산
수감 중이던 만삭의 20대 인도 여성이 주변의 도움으로 무사히 출산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부산에 사는 20대 인도 국적 여성 A씨.
올해 3월 지인에게 속아 보이스피싱 전달책 역할을 한 A씨는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돼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창원교도소에 수감됐던 A씨는 항소했고 2심을 선고를 앞두고 부산구치소로 이감됐다.

입감 당시 A씨는 임신 중이었다.

부산구치소 측은 인도대사관 측에 병원비 등 도움을 요청했지만, 대사관 측이 이를 거절했다.

비자 만료로 불법체류자 신분인 A씨는 최악의 경우 교정시설 안에서 출산할 위기였다.

부산구치소가 곳곳에 도움을 요청한 결과 A씨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민 곳이 있었으니 바로 변정섭 목사가 이끄는 부산복지중앙교회였다.

변 목사가 A씨를 돌보겠다고 약속하자 법무부는 A씨에게 올해 10∼12월까지 형집행정지를 결정했다.

이후 A씨는 변 목사의 교회 생활관으로 거처를 옮겨 아이와 만날 준비를 시작했다.

변 목사는 "매주 산부인과에 가서 A씨의 몸 상태를 확인하며 출산 준비를 도왔다"며 "인근 사회복지사와 미혼모 센터에서 교회로 찾아와 물심양면으로 A씨를 도왔다"고 말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난 지난달 30일 A씨는 몇 시간의 진통 끝에 여자아이를 출산했다.

병원 측은 A씨와 아이 모두 건강이 좋지 않아 출산 직후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당부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 모두 건강한 상태다.

형집행정지가 만료되는 31일 A씨는 다시 구치소에 수감되는데, 이때 아기도 엄마와 동행한다.

변 목사는 "A씨가 처음에는 아기를 입양 보낼 생각으로 정을 주지 않기 위해 아기를 쳐다보지도 않고 만지지도 않았다"면서 "그러나 주변의 조언과 애착으로 아기를 끝까지 책임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과정이 있었던 만큼 무사히 출소해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