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진 "헬륨탱크 이상…3단엔진 자체는 정상작동"
[일문일답] "누리호 2차발사, 내년 5월은 어려울듯"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LSV-Ⅱ)가 예상보다 비행을 일찍 종료한 원인은 3단 엔진 내 헬륨탱크가 비행 중 부력의 영향으로 고정장치를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원인은 규명됐으나 보완에 시간이 걸려 내년 5월로 잠정 결정됐던 누리호 2차 발사일이 연기될 공산이 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29일 브리핑을 열고 '누리호 발사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비정상 비행의 원인을 파악한 만큼 2차 발사 전에 설계를 변경하고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내년 5월 19일로 잠정 결정된 누리호 2차 발사일은 다소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내년 5월은 (발사가) 조금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과 최석환 항우연 부원장(누리호 발사조사위원회 위원장) 등 발사 및 개발 관계자들과의 일문일답.
[일문일답] "누리호 2차발사, 내년 5월은 어려울듯"
-- 내년 5월 19일로 잠정 예정돼 있던 2차발사는 예상 일정대로 가능한건가.

▲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 당초 2차 발사는 2022년 5월로 예정돼있다.

현재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겠다'는 대략적인 개선 방안은 마련했지만, 구체적인 개선 방안은 논의 중이다.

현재 논의한 바로 5월은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

내부적으로 내년 5월 하반기 중에는 가능할 것으로도 본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을 말하기는 아직 어렵다.

향후 일정이 확정되면 사업추진위원회와 국가우주위원회 실무위원회를 통해 발표하겠다.

--비행 후 36초께 진동이 발생했는데, 지지물 구조를 강화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가.

▲ (최환석 누리호 발사조사위 위원장) 비행 중에 엔진 진동이나 공기력에 의한 진동은 반드시 필수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비한 설계는 돼 있었다.

다만 이번 누리호 1단 비행 중에 발생한 진동은 그 진동이 누리호에 비정상 상황을 발생시킨 것이 아니라 3단 산화제 탱크 내 고압 헬륨탱크가 부력에 의해 이탈해 부상하는 과정에서 탱크 내 여러 가지 내부 구조물들과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진동이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비행 중에 발생한 특이 진동은 산화제 탱크 내 헬륨탱크가 부상함에 따라 부수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 산화제 탱크 개발 주체는 어디인가.

향후 개발 주체와 산화제 탱크 문제를 같이 해결하는 것인가.

▲ (고정환 항우연 발사체개발본부장) 두원중공업과 함께 개발했다.

이 회사와 이번 원인으로 지목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함께 작업할 예정이다.

-- 2차 발사 전 설계를 변경하면 3단 엔진의 무게도 변경할 수 있는가.

▲ (고정환 항우연 발사체개발본부장) 구조적으로 설계를 보강하면 무게 증가도 필연적이다.

조금의 무게 증가는 있을 수밖에 없다.

얼마나 무게를 늘릴지는 설계를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달려서 내부적으로 설계 변경과 검토를 거치면서 확정하겠다.

현재 3단에는 무게 마진(여유)이 충분하다.

설계 변경 시 무게 증가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비정상 비행의 원인은 무엇이냐.
▲ (고정환 항우연 발사체개발본부장) 현재 조사위는 3단 엔진에 발생한 비정상 상황을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나머지 연구진들도 비행 과정 전반을 검토하고 있다.

물론 자잘한 개선방안이 도출되고 있긴 하지만 현재까지 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직 없다.

▲ (최환석 누리호 발사조사위원장) 비정상비행 원인은 3단엔진이 아니라 3단엔진에 추진제와 산화제를 공급해주는 공급 시스템상에서 문제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3단 7t급 엔진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 비행 시 부력 증가 고려가 미흡했던 것인가.

▲ (최석환 누리호 발사조사위원장) 중력에 의한 부력은 고려했지만, 실제로 비행 중 최대 4.3G(지표면상 중력가속도)에 해당하는 가속도가 발생했다.

우리는 1G에 대한 부력만 고려했고 1단 비행 중 최대 가속도인 4.3G에 대한 부력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실수가 있었다.

-- 최종 원인 발표한 현재 누리호 비행을 부분적인 성공과 실패 중 어떤 것으로 판단하는가.

▲ (최환석 누리호 발사조사위원장) 이번 발사는 발사체 개발 후 시스템 성능을 보기 위한 시험 발사였다.

국민들께서 최초의 성공 기대했겠지만, 실패 자체도 개발 과정 일부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조사위 활동을 통해서 매우 많은 기술을 축적했다는 성과도 있다.

세계적으로 2015년께 미국 스페이스X도 이번에 우리가 경험한 것과 동일하게 부력에 의해 헬륨탱크가 부상해 산화제 탱크와 충돌하면서 폭발사고를 겪은 경험이 있다.

해외 선진국에서도 경험하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실질적으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