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아이들 배움·성장 기회 뺏기고 외로움 반복돼 마음 아프다"
"누리과정 국가책임화·혁신학교·학생인권·청렴이 큰 성과…마지막 날까지 최선"
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은 29일 "3선 임기의 남은 6개월도 학생들이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연합뉴스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현 수능은 대입 공정성과 괴리가 있고 교육 불평등을 심화한다"며 "현장 교사들이 수능 출제에 100%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선으로 연임이 제한돼 내년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는 그는 "후임 교육감도 교육의 가치를 오직 아이들에게 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김 교육감과 일문일답.
-- 올해를 되돌아보면.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힘든 시기였다.

특히 아이들이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뺏긴 채 선생님, 친구들과 분리되는 외로움이 반복돼 가장 마음이 아프다.

아이들 삶을 어떻게 돌보고 지킬지 고민하며 보낸 시간이었다.

-- 남은 6개월은 어떻게 마무리할지.
▲ 아이들이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아이들이 최대한 등교수업하고 건강과 학습에 소홀하지 않도록 했다.

남은 기간 교육공동체 모두의 건강한 일상 회복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겠다.

-- 지난 11년에 대한 소회는.
▲ 2010년 7월 첫 취임 순간을 기억한다.

배우고 가르치며 함께 성장하는 교실, 떠나간 사람이 되돌아오는 학교,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교육공동체. 이것은 저와 약속이고 교육 가족과 도민의 열망이었다.

이를 실현하면서 아이들을 사랑과 열정으로 가르치는 선생님, 전북교육을 응원하는 학부모, 행정에서 함께 하는 직원 등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 11년 성과는.
▲ 가장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은 것은 '어린이집 누리과정의 국가 책임'을 명확히 한 점이다.

전북혁신학교는 대한민국 공교육 혁신의 모델로 성장했다.

모든 학교에 무상급식과 교복비·현장체험 학습비를 지원하고 교육 공공성 확보에도 노력했다.

학생인권 증진과 교육·학교자치 기반을 조성해 학생은 인권주체, 학생회·학부모회·교사회·직원회는 교육주체가 됐다.

취임 당시 비리로 얼룩진 전북교육의 위기감이 부패 차단 의지를 다지는 기회가 됐다.

교육 구성원들 지지 속에 청렴도가 꾸준히 향상했다.

-- 아쉬운 부분은.
▲ 지방분권 차원에서 교육 권한 배분을 통한 학교자치 실현이 안 된 점이다.

교육부의 형식적이며 미온적인 의지와 집권 세력의 교육철학 빈곤 때문이다.

전북교육청은 교육 사무와 권한을 시·도교육청이 갖도록 법률 정비를 촉구하고 있다.

교육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일부 교직원의 부패 사건이 있었다.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 엄정 대응, 부패 분야 철저한 모니터링, 청렴 세부 과제 추진에 더욱 노력하겠다.

-- 재임하면서 많은 일이 있었는데.
▲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17차례 고소·고발됐다.

시국선언 교사 징계, 학교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 기재, 누리과정 예산 등과 관련해 정권으로부터 큰 고통을 받았지만 결코 찬성할 수 없었다.

박근혜 정부 때 국정원의 불법사찰도 사실로 드러났다.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이라도 법률에 없는 일은 처벌받도록 당시 청와대 및 국정원 고위 간부들을 고소하고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다.

-- 수능 오류와 불수능 논란이 반복되는데.
▲ 고교 교육과 맞지 않는 고난도 수능 문제는 변별력에만 초점을 둔 탓에 발생한다.

현 수능은 학생 성장 환경과 발전 가능성을 평가할 수 없고 대입 공정성과도 괴리가 크며, 사교육을 유발하고 교육 불평등을 심화한다.

대입 제도를 개선하고 안정적인 고교학점제 및 개정 교육과정을 시행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현장 교사들이 수능 출제에 전적으로 참여해 입시가 학교 교육과정과 괴리되지 않아야 한다.

-- 후임 교육감에게 바라는 바는.
▲ 무너져 가던 전북교육 자존감을 바로 세우고 아이들을 살릴 교육을 위한 한 길만 걸었다.

누가 교육감이 되더라도 교육의 가치를 '오직 아이들'에게 맞췄으면 한다.

-- 도민과 교육 가족에게 전할 말은.
▲ 따스한 관심과 애정으로 전북교육과 함께 해줘 고맙다.

마지막 날까지 교육 철학과 가치를 위해 매진하겠다.

학생 한명 한명을 중심에 두고, 아이들의 고귀한 성장을 지켜보고 지원하겠다.

진실하고 가치 있는 교육으로 학생들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룰 시민이 되도록 함께 가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