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독성 우려되는 '비스페놀F'와 '비스페놀S' 많아져
가공식품 보존제 농도도 짙어져…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 몸속 농도 줄었으나 대체재 농도 증가
국민 몸속에서 독성이 강한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 농도는 감소했는데 구조가 비슷한 대체재 비스페놀F와 비스페놀S의 농도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018~2020년 진행한 '제4기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조사대상은 영유아 578명, 초등학생 736명, 중·고등학생 828명, 19세 이상 성인 4천239명 등 6천381명이었다.

조사물질은 환경유해물질 33종이었다.

조사대상 소변 1리터(ℓ)당 비스페놀A 농도 평균값은 영유아 1.02㎍, 초등생 1.44㎍, 중고생 0.99㎍, 성인 0.92㎍으로 모두 3기(2015~207년) 조사 때보다 줄었다.

독일의 건강영향권고치(HBM-I)인 '어린이 100㎍/ℓ와 성인 200㎍/ℓ'에는 한참 못 미쳤다.

HBM은 독일 인체모니터링위원회에서 규정하며 국제적으로 널리 사용된다.

3기 때 소변 1ℓ당 비스페놀A 농도 평균값은 영유아 2.41㎍, 초등생 1.70㎍, 중고생 1.39㎍, 성인 1.18㎍였다.

비스페놀A는 영수증 등 감열지나 식품저장용 캔 내부코팅재 등에 쓰이며 열에 약해 제품서 빠져나와 몸에 흡수되기 쉽고 몸에 들어가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과 비슷하게 작용하며 내분비계를 교란한다.

이에 비스페놀A는 2012년 젖병, 2013년 화장품, 2020년 모든 영유아용 기구·용기·포장에 사용하는 것이 금지됐다.

문제는 비스페놀A와 구조가 유사해 독성도 비슷할 것으로 우려되는 비스페놀F와 비스페놀S의 농도가 높아진 점이다.

소변 1ℓ당 비스페놀F 농도는 영유아 0.12㎍, 중고생 0.29㎍, 성인 0.17㎍였다.

초등생은 조사대상 40% 이상에서 비스페놀F가 검출한계 이하로 나와 비스페놀F 평균값이 산출되지 않았다.

소변 1ℓ당 비스페놀S 농도는 영유아 0.11㎍, 초등생 0.18㎍, 중고생 0.15㎍, 성인 0.16㎍였다.

3기 때는 '중고생 비스페놀S'를 제외하고는 전 연령대 조사대상 40% 이상에서 비스페놀F와 비스페놀S가 검출한계보다 적게 나와 평균치를 산출할 수 없었는데 농도가 높아졌다.

파라벤류 가운데 가공식품 보존제로 주로 사용되는 에틸파라벤도 전 연령대에서 농도가 높아졌다.

소변 1ℓ당 에틸파라벤 농도는 영유아 26.7㎍, 초등생 17.5㎍, 중고생 58.5㎍, 성인 48.4㎍였다.

3기 때는 영유아 14.2㎍, 초등생 11.4㎍, 중고생 19.1㎍, 성인 30.9㎍였다.

이전보다 가공식품을 자주 많이 먹는 영향으로 에틸파라벤 농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화장품 등에 살균성 보존제로 사용되는 메틸파라벤과 프로필파라벤 농도는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소변 1ℓ당 메틸파라벤 농도는 영유아 12.5㎍, 초등생 16.0㎍, 중고생 14.1㎍, 성인 11.3㎍으로 3기(26.1~46.3㎍)보다 감소했다.

프로필파라벤 농도는 영유아 0.65㎍, 초등생 1.10㎍, 중고생 0.66㎍, 성인 0.74㎍으로 마찬가지로 3기(1.83~4.36㎍)와 비교해 줄었다.

플라스틱을 제조할 때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고자 첨가되는 프탈레이트 농도는 소변 1ℓ당 영유아 32.2㎍, 초등생 39.3㎍, 중고생 19.1㎍, 성인 16.8㎍으로 3기에 견줘 낮아졌고 HBM-I 안쪽이었다.

중금속인 카드뮴도 소변 1ℓ당 초등생 0.20㎍, 중고생 0.15㎍, 성인 0.35㎍으로 3기(초등생 0.23㎍·중고생 0.29㎍·성인 0.36㎍)보다 농도가 낮아졌다.

특히 영유아는 이번 조사 때 검출한계 미만으로 나와 3기(0.11㎍)보다 농도가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납은 혈액 1ℓ당 농도가 중고생과 성인 각각 0.82㎍과 1.51㎍으로 3기(중고생 0.80㎍·성인 1.60㎍)와 비교해 비슷하거나 다소 낮아졌다.

수은은 혈액 1ℓ당 농도가 중고생 1.38㎍, 성인 2.96㎍으로 3기(중고생 1.38㎍·성인 2.75㎍) 때와 비슷했다.

4기에 새로 조사한 인공화학물질 과불화옥탄산(PFOA)은 혈액 1ℓ당 농도가 중고생과 성인 각각 6.43㎍과 3.66㎍이었고 과불화옥탄술폰산(PFOS)은 각각 15.1㎍과 7.97㎍였다.

PFOA와 PFOS 같은 과불화화합물은 계면활성제 특성이 있는 데다가 열에 강하고 제품에 물과 기름 등이 스며드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산업계 전반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자연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는 특징이 있어 체내에 축적될 가능성이 있으며 동물실험에선 간독성과 발암성, 인체역학연구에선 갑상샘 질병과 관련성이 보고됐다.

이번 4기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결과는 다음 달 초 국가통계포털과 환경통계포털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