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특허검색서비스 업체인 윕스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법정에 오르게 됐다. 로톡, 네이버 엑스퍼트 등 변호사 소개 및 상담 중개를 해주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변호사단체들로부터 고발 당한 데 이어 리걸테크(법률정보기술) 기업의 영역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줄을 잇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2부(부장검사 이덕진)는 지난 24일 이형칠 대표를 포함한 윕스 임원 3명을 변호사법 위반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측은 윕스가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52회에 걸쳐 고객들로부터 대가를 받고 특허, 상표, 디자인의 특허청 등록·무효·침해에 관한 감정 보고서를 제공해 법률사무를 취급하고, 이 같은 취지의 광고를 게재했다고 보고 있다.

이번 기소는 지난해 11월 대한변리사회의 고발로 시작된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대한변리사회는 “윕스가 일반적인 특허 조사업무 범위를 넘어 변호사 혹은 변리사만이 할 수 있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윕스 측은 “특허 조사 관련 자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정당한 업무”라며 맞서고 있다. 1999년 설립된 윕스는 국내 최초로 온라인 특허 검색 사업을 선보였다. 2억 건이 넘는 특허 관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특허청이 지정한 선행기술 전문조사기관으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 343억원, 영업이익 6억원을 냈다.

윕스 경영진이 기소되면서 리걸테크 기업과 기존 변호사들 간 영역 분쟁은 더욱 격화되는 분위기다. 리걸테크 기업들이 변호사 중개와 법률문서 자동 작성, 법조문·판결문 검색, 소송 통계 등 첨단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법률 관련 서비스를 속속 내놓으면서 변호사 고유업무 침해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행 변호사법에 따르면 금품 등을 대가로 당사자 또는 그밖의 관계인을 특정 변호사에게 소개·알선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다. 변호사가 아닌 자는 변호사만 가능한 업무를 통해 보수나 그 밖의 이익을 분배받을 수 없게 돼 있다.

온라인 변호사 광고 플랫폼인 ‘로톡’을 둘러싼 갈등이 대표적이다. 로앤컴퍼니가 2014년 내놓은 로톡은 변호사들로부터 일정액의 광고료를 받고 변호사 목록을 표시해주고 있다. 로앤컴퍼니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대한변호사협회 등 변호사단체로부터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세 차례 고발당했다.

네이버도 지난해 7월 전문가와의 상담 기회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엑스퍼트’와 관련해 한국법조인협회로부터 고발당했다. 엑스퍼트는 법률뿐만 아니라 세무, 심리상담, 번역, 피트니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용자가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게 연결해주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