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실트론 반성해…국가와 기업은 한 배 탄 운명"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내년 대선 후보들을 향해 데이터 인프라 지원과 규제 완화, 민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6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 22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통신망이 잘 깔려 있는 한국에 정작 쓸 수 있는 데이터 정보는 별로 없는 게 현실"이라며 "데이터에 근거하지 않다보니 매번 하던 패턴 이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문제들이 발생한다. 대한민국 대표 소프트웨어인 K-팝, K-컬처가 왜 붐을 이뤘는지, 이걸 다시 만들려면 어떤 데이터와 이야기가 필요한지, 미래를 발전시키려면 무엇이 축적돼 있는 지가 전혀 없다. 미래성장을 위해선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또 포지티브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달라 요구했다. 포지티브 규제는 법에 규정한 것만 합법, 나머지는 불법으로 간주하는 규제 형태이며, 네거티브 규제는 현행법상 불법이 아닌 모든 것을 합법으로 보는 것이다. 포지티브 규제에서는 관련 규정과 법을 일일이 만들어야 하고, 합법화 과정에서 반발에 부딪히는 등 어려움이 따르는 경우가 많다.

최 회장은 국가와 기업이 원팀으로서 나아갈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그는 "기업, 민간 영역, 정부, 국회까지 같은 목표를 지향해야 뭔가 이뤄지는데 목표, 생각이 다르면 한 팀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원팀으로 갈 수 있도록 국가 방향이 먼저 제대로 서야 한다. 그래야 거기에 맞춰서 제도와 시스템도 바뀔 것"이라며 "민관 합동 협력체계가 제대로 돼야 한다. 이제 정부는 정부 할 일만 하고, 기업은 기업이 할 일만 하는 게 아니라 힘을 합쳐서 함께 할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최근 지분 인수 문제로 SK와 최 회장에게 과징금이 부과된 SK실트론(옛 LG실트론) 이슈에 대해서는 "따로 입장을 이야기할 만한 건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로서는 아쉬운 결과지만, 아쉽다는 이야기가 내 욕심대로 되는 건 아니라고 본다. 나름 우리가 필요한 조치나 상황들을 고민해 볼 때"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반성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반성할 부분은 반성하고, 고쳐야 할 부분은 고치고, 대응할 부분은 대응하겠다"며 담담히 덧붙였다.


방서후기자 shb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