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세 번째 '입단 테스트'…LG 트윈스서 새 출발
자존심 내려놓은 김진성 "9개 구단에 직접 전화…간절했다"
프로야구 우완 베테랑 투수 김진성(36)이 소속 팀 NC 다이노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건 지난달 2일이다.

무명 시절 두 차례 방출 아픔을 경험한 김진성이지만, 이번의 충격은 남달랐다.

김진성은 2011년 공개 테스트(트라이아웃)를 거쳐 신생팀 NC에 합류했고, 이후 핵심 불펜으로 성장한 팀의 개국 공신이었다.

김진성은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많은 선수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상징적인 선수였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는 냉정했다.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눈앞엔 아내와 6살, 3살짜리 두 아들이 있었다.

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로 꼽히던 김진성은 자존심을 모두 내려놨다.

그는 22일 오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다음 날 무작정 9개 구단 감독, 코치님, 스카우트 담당자에게 전화를 돌렸다"고 말했다.

김진성은 "매우 간절했다.

입단 테스트라도 보게 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그중 LG 트윈스에서 연락이 다시 왔다"고 밝혔다.

김진성은 지난 17일 LG의 이천 2군 구장에서 입단 테스트에 임했다.

2010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2011년 NC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았던 김진성은 딱 10년 만에 다시 같은 자리에 섰다.

'자존심이 상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김진성은 "난 단 한 번도 스타플레이어라고 생각했던 적이 없다"며 "10년 전처럼 간절한 마음으로 공을 던졌다"고 말했다.

김진성은 테스트를 받은 뒤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는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만큼 떨렸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21일. 김진성은 차명석 LG 단장에게 전화를 받았다.

계약하자는 내용이었다.

김진성은 "매우 기뻤다.

(2020년) 한국시리즈 우승했을 때만큼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기회를 준 LG에서 모든 힘을 쏟아낼 것"이라며 "기존 LG 불펜 투수들은 나보다 기량이 훨씬 좋지만, 팀에 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성은 무명 선수 성공 신화의 표본으로 꼽힌다.

그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넥센에서 두 번이나 방출 아픔을 겪은 뒤 NC 트라이아웃을 통해 기회를 잡고 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로 성장했다.

그는 2014시즌 25세이브를 거뒀고, 2015시즌부터 2017시즌까지는 3년 연속 10홀드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다.

2020시즌엔 한국시리즈 6경기에 연속 등판해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