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르포] 겨울 앞두고 내쫓기는 무허가 판자촌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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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곤 도시 빈민들 3만5천여명 갈 곳 없는 신세…"당장 겨울인데" 원성
일각선 '반군부 시위 보복' 의혹의 시각도 쿠데타 군부와 무장 저항세력의 충돌로 긴장이 가시지 않은 미얀마 양곤에서 무허가 판자촌에 대한 대대적인 철거가 진행되면서 주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겨울철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아무런 입주 대책 없이 이뤄지는 말 그대로 '막무가내식' 철거이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말부터 진행된 이 철거 작업은 이미 8천여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돼 집 잃은 주민이 3만5천여 명에 이른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최근 보도하기도 했다.
흘라잉 따야 동구의 샨 청 마을에서도 최근 3백여 가구가 철거당했다.
허물어진 판잣집 인근에 임시 거처를 만들어 살고 있다는 주부 팅 나잉(가명·41)씨는 기자를 붙잡고 최악의 상황에 내몰린 처지를 하소연했다.
나잉씨는 10월 중순에 일주일 내에 집을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로 철거하겠다는 통지서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기자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다 쿠데타로 인해 공장들도 문을 닫아 밥 먹고 살기도 힘든데 집까지 없애버리면 겨울을 어디에서 나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허가 판잣집이니 그들을 원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 겨울인데 애들을 데리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막막하다"고 난감해했다.
현재 양곤에는 흘라잉 따야 동구와 서구를 비롯한 쉐삐따구, 이스트 다곤구, 다곤 쎄이깐구에 무허가 판자촌이 형성돼 있다.
지방에서 일거리를 찾아 양곤으로 올라온 도시 빈민들이 판자와 대나무 등으로 지은 집들이다.
2019년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정부는 양곤 지역 전체의 무허가 판자촌이 10만 5천 가구, 약 45만여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NLD 정부는 이들을 위해 2017년부터 판자촌 1만여 가구에 스마트카드를 발급했다.
29가지의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는 스마트카드는 정부에서 지은 서민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증이다.
그러나 이전 문민정부가 발급한 스마트카드는 군정의 막무가내식 철거 앞에서는 효력이 없었다.
네이 륀(가명·38)씨는 최근 스마트카드가 있는데도 집을 철거당했다.
그는 "NLD 정부에서는 대책을 마련하고 철거 준비를 했는데 이 군사정부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스마트카드가 있으면 정부가 지은 서민주택에 입주할 때까지 무허가 판자촌에서 살 수가 있는데, 군사정부는 인정할 수 없다면서 그냥 무조건 나가라고만 한다"고 황당해했다.
흘라잉 따야 공단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한 한인 사업가는 "공장 앞에 있던 1백여 채의 무허가 판자촌이 하루아침에 철거됐다"면서 "대책 없는 철거는 철거와 집짓기를 반복하는 숨바꼭질밖에 안 된다"고 꼬집었다.
무허가 판자촌 주민을 돕는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니 니 찬(가명·28)은 이번 철거에 대해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입버릇처럼 되뇌는 이른바 '스마트 그린' 도시라는 허황한 이상 때문에 시작된 무대책 조처"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흘라잉 따야구에서 반군부 시위가 유독 격렬했던 만큼, 이에 대한 보복성 철거가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양곤 판자촌 철거민들에게 다가오는 겨울은 더욱더 혹독한 추위와 굶주림을 예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선 '반군부 시위 보복' 의혹의 시각도 쿠데타 군부와 무장 저항세력의 충돌로 긴장이 가시지 않은 미얀마 양곤에서 무허가 판자촌에 대한 대대적인 철거가 진행되면서 주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겨울철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아무런 입주 대책 없이 이뤄지는 말 그대로 '막무가내식' 철거이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말부터 진행된 이 철거 작업은 이미 8천여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돼 집 잃은 주민이 3만5천여 명에 이른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최근 보도하기도 했다.
흘라잉 따야 동구의 샨 청 마을에서도 최근 3백여 가구가 철거당했다.
허물어진 판잣집 인근에 임시 거처를 만들어 살고 있다는 주부 팅 나잉(가명·41)씨는 기자를 붙잡고 최악의 상황에 내몰린 처지를 하소연했다.
나잉씨는 10월 중순에 일주일 내에 집을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로 철거하겠다는 통지서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기자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다 쿠데타로 인해 공장들도 문을 닫아 밥 먹고 살기도 힘든데 집까지 없애버리면 겨울을 어디에서 나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허가 판잣집이니 그들을 원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 겨울인데 애들을 데리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막막하다"고 난감해했다.
현재 양곤에는 흘라잉 따야 동구와 서구를 비롯한 쉐삐따구, 이스트 다곤구, 다곤 쎄이깐구에 무허가 판자촌이 형성돼 있다.
지방에서 일거리를 찾아 양곤으로 올라온 도시 빈민들이 판자와 대나무 등으로 지은 집들이다.
2019년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정부는 양곤 지역 전체의 무허가 판자촌이 10만 5천 가구, 약 45만여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NLD 정부는 이들을 위해 2017년부터 판자촌 1만여 가구에 스마트카드를 발급했다.
29가지의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는 스마트카드는 정부에서 지은 서민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증이다.
그러나 이전 문민정부가 발급한 스마트카드는 군정의 막무가내식 철거 앞에서는 효력이 없었다.
네이 륀(가명·38)씨는 최근 스마트카드가 있는데도 집을 철거당했다.
그는 "NLD 정부에서는 대책을 마련하고 철거 준비를 했는데 이 군사정부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스마트카드가 있으면 정부가 지은 서민주택에 입주할 때까지 무허가 판자촌에서 살 수가 있는데, 군사정부는 인정할 수 없다면서 그냥 무조건 나가라고만 한다"고 황당해했다.
흘라잉 따야 공단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한 한인 사업가는 "공장 앞에 있던 1백여 채의 무허가 판자촌이 하루아침에 철거됐다"면서 "대책 없는 철거는 철거와 집짓기를 반복하는 숨바꼭질밖에 안 된다"고 꼬집었다.
무허가 판자촌 주민을 돕는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니 니 찬(가명·28)은 이번 철거에 대해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입버릇처럼 되뇌는 이른바 '스마트 그린' 도시라는 허황한 이상 때문에 시작된 무대책 조처"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흘라잉 따야구에서 반군부 시위가 유독 격렬했던 만큼, 이에 대한 보복성 철거가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양곤 판자촌 철거민들에게 다가오는 겨울은 더욱더 혹독한 추위와 굶주림을 예고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