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1천명' 넘어서…어제 1천16명 이어 오늘도 1천25명 '최다'
지난달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고 신규 확진자 규모가 팽창하면서 위중증 환자 수가 결국 네자릿수가 돼 이틀째 1천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가 1천명 이상이 되면 일반 진료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유행을 통제하기 위해 다각도로 대책을 강구해 왔는데,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정부가 일상회복을 멈추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회귀를 결정하며 전날부터 고강도의 방역 조치를 시행한 만큼, 거리두기 대책이 효과를 발휘해 다시 위중증 환자 수를 줄일 수 있을지는 주목된다.

◇ 위중증 환자 48일만에 3배로…현실이 된 우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는 1천25명이다.

이는 작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약 2년, 정확히는 699일만의 일이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는 전날 1천16명으로 처음 1천명 선을 넘었고, 이날까지 이틀 연속 1천명대로 집계됐다.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빠르게 증가했다.

일상회복 시행 첫날이던 지난 11월1일 위중증 환자 수는 343명이었는데, 점차 늘면서 이달 8일 840명으로 800명대로 올라섰고 그로부터 6일만인 지난 14일에는 906명으로 900명대가 됐고 4일만인 전날에는 1천명을 넘었다.

위중증 환자수가 48일 만에 3배로 폭증한 것이다.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8천명 안팎을 기록할 정도로 계속 늘어났고, '감염 취약층'으로 꼽히는 60세 이상 연령층 확진자가 전체의 3분의 1에 달할 정도로 많아진 것이 위중증 환자 수 증가로 이어졌다.

60세 이상은 올해 상반기부터 백신 접종이 진행돼 접종 효과가 떨어지면서 돌파 감염율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다.

지난 5일 기준 국내 돌파감염 발생률은 접종자 10만명당 228명이었는데, 60대의 경우 379.3명, 70대 379.8명, 80세 이상 404.1명이었다.

◇ 의료 대응 '빨간불'…일반진료도 차질 생기나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가 급증하면서 의료 대응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전국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10개 중 2개 정도만 남았다.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수도권에서 의료기관과 생활치료센터 병상 배정을 하루 이상 기다리는 코로나 환자는 연일 1천명 안팎으로 집계되고 있다.

재택치료자는 이날 0시 기준 3만1천794명이다.

정부는 재택치료자를 대면 진료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42곳(수도권 18곳·비수도권 24곳) 만들었고 추가 운영을 위해 29곳 의료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가 1천명 이상 나오면서 일반진료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중환자 수가 1천명 이상 나온다면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더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일반 진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환자가 중증 병상으로 오지 못하고 중등증 병상에 머무르는 상황이 생길 것 같다"고 우려했었다.

위중증 환자 수가 증가하면서 사망자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일상회복이 시행된 11월 첫 주(10.31∼11.6) 코로나19 사망자는 126명이었는데, 지난주(12.12∼18)에는 총 512명으로 한 달 반 만에 4배 이상이 됐다.

월별 치명률을 계산해 보면 10월 0.69%에서 지난달 0.94% 정도로 상승했다.

일상회복 시행 뒤 나온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1천873명이다.

지난 2년간 전체 사망자(4천722명)의 39.7%가 일상회복 시행 뒤에 나왔다.

이달에만 1천명이 넘는 1천98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 뒤늦은 거리두기 '복귀'…당분간 위중증 환자 증가 계속될 우려
피해 규모가 늘고 의료 체계 붕괴까지 우려되자, 정부는 일상회복을 약 2주간 멈추고 '거리두기'로 회귀했다.

방역수칙을 강화해 신규 확진자 규모를 더 커지지 않게 억제하는 동안 고령층을 보호할 수 있는 추가접종(3차 접종)을 신속히 진행하고 의료 체계 정비 시간을 벌겠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통상 확진자수 규모가 2~3주 후 위중증 환자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화된 방역 조치만으로 당장 위중증 환자 규모가 작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깊숙이 침투한데다 바이러스 전파에 유리한 겨울철로 접어 들었고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까지 확산하는 상황인 것도 우려된다.

방역당국은 유행이 지속하는 경우 이달 중 위중증 환자가 약 1천600∼1천800명, 유행이 악화하면 1천800∼1천900명 수준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