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신중치 못한 조치…채무 의무 지킬 것"
피치, 스리랑카 신용등급 1단계 낮춰 'CC'…디폴트 위험 경고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스리랑카의 국가신용등급을 1단계 하향 조정하며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성을 경고했다.

18일 AFP 통신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 스리랑카가 외채 260억 달러(약 30조8천억원)를 갚지 못해 '국가 부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신용등급을 CCC에서 CC로 낮췄다.

이번 조치는 지난 2분기 12.3% 성장했던 스리랑카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3분기 1.5% 수축했다는 발표 다음 날 나온 것이다.

2년 전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 취임 당시 75억 달러(약 8조9천억원)였던 스리랑카의 외환보유고는 지난달 말 기준 15억8천만 달러(약 1조9천억원)로 줄어든 상태다.

피치는 이를 근거로 향후 몇 달 내 스리랑카의 디폴트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하며 "새로운 외부 자금 조달원이 없는 상황에서 스리랑카 정부가 2022~2023년 외채 의무를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피치에 따르면 스리랑카가 국제적으로 상환해야 하는 정부 발행 채권은 내년 1월 5억 달러(약 6천억원), 내년 7월 10억 달러(약 1조2천억원) 규모다.

또 내년 상환해야 할 외채 원리금은 총 69억 달러(약 8조2천억원)인데, 이는 지난달 말 외환보유고의 약 4.3배에 해당한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스리랑카의 주요 산업인 관광업이 타격을 받았고, 정부가 외화 부족에 대응해 수입을 금지하면서 생활필수품 부족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하지만 스리랑카 중앙은행은 피치를 향해 "신중치 못한 조치"라고 비판하면서 "향후 모든 채무 의무를 지킬 것임을 스리랑카 정부가 명백히 보증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