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청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흉기난동 사건 때 보인 미온적이고 무기력한 현장 대응으로 (경찰에 대한) 비난과 우려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경찰관 개인의 사소한 잘못과 부주의가 조직 전체의 위기로 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기는 곧 기회이고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는다"며 "잠시 휘청였지만, 오뚝이처럼 일어서면 된다"고 덧붙였다.
유 청장은 "현장 경찰관들에게 다양한 교육훈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112 출동 지령과 피해자 보호 시스템을 꼼꼼하게 점검하겠다"며 "업무 전반에 정성을 다하고, 절차적 정의를 실현하면서도 인권의 가치를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취임식 전 출입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지휘부의 입장에서 죄송하다"며 당시 부실 대응을 사과했다.
유 청장은 "피해자가 일반 병실로 옮기셨다고 들었는데 쾌유하는 대로 찾아뵙고 위로의 말씀을 따로 드리겠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직적 차원에서 문제점을 진단해 개선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5일 인천 한 빌라에서 층간소음 갈등으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부실하게 대응해 논란이 일었다.
인천 논현서 모 지구대 소속이던 경찰관 2명은 피의자가 흉기를 휘두른 상황을 알고도 현장을 이탈하거나 곧바로 제지하지 않았다.
그 사이 피해자의 딸이 빌라 3층에서 피의자의 손을 잡고 대치했고, 빌라 1층 밖에 있다가 비명을 들은 피해자의 남편이 황급히 3층에 올라가 몸싸움을 벌인 끝에 범인을 제압했다.
경찰대 5기 출신인 유 청장은 본청 홍보담당관, 인천 남동경찰서장, 서울경찰청 경무부장, 본청 교통국장, 울산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