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씨는 "워낙 빠른 배송에 길들여지다 보니 화장품이 필요할 때마다 매장에 가기보다는 주문해 바로 배송받아 사용한다. 화장품 배송이 이제 주문이 몰리는 식사시간대 치킨, 피자 배달보다도 빨라진 것 같다"고 귀띔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생필품과 신선식품 중심으로 시작된 '즉시 배송 전쟁'이 화장품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온라인 주문을 통해 안전하게 제품을 빨리 수령하려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당일 배송을 하는 화장품 업체들도 늘면서 가격이나 품질 못지않게 이제 얼마나 빠르고 편리하게 배송받을 수 있는지 따지는 '배송 경쟁력'이 화장품 구매의 중요한 기준으로 떠올랐다. 직영점과 가맹점 등 5개 매장에서 '당일 배송' 서비스를 파일럿 운영해온 중저가 화장품숍 토니모리는 이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장하기로 했다. 토니모리 자사몰 '토니스트리트'나 배달 주문 어플리케이션(앱) '요기요'를 통해 주문 받는다. 토니스트리트에서 '더 쇼킹 배송' 제품을 주문하거나 요기요에서 주문하면 인근 토니모리 매장에서 직배송되는 방식이다.
헬스&뷰티(H&B)스토어 CJ올리브영도 화장품 당일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온라인 매출 비중을 키웠다. 올리브영은 '오늘드림' 서비스를 구축하고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인근 매장에서 오토바이로 당일 배송한다.
이 서비스 인기가 실적으로 이어지면서 2017년 시작한 올리브영의 온라인몰 누적 거래액은 올해 8월 1조원을 달성했다. 온라인몰을 시작 이래 연간 거래액이 매년 60%가량 성장하고 있다. 전체 누적 거래액에서 온라인몰 비중이 25%까지 빠르게 늘어난 데는 오늘드림 서비스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실제 통계청이 조사한 화장품 온라인 쇼핑 거래액을 보면 2018년 9조8521억원에서 지난해 12조4311억원으로 26.1% 늘었다. 특히 지난해 화장품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7조원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요기요와 손잡고 올 하반기부터 아리따움 화장품을 구입하면 당일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문 장소로부터 3㎞ 이내에 아리따움 매장이 있으면 해당 매장에서 주문을 받아 배달대행 업체 '바로고'를 통해 고객에게 주문한 상품을 건네는 방식이다.
올해 9월 기준 270개 매장이 요기요에서 바로 배송을 하고 있으며 향후 전국 700개 이상 매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에이블씨엔씨도 심부름 앱 '김집사'와 손잡고 미샤, 눙크(편집숍)의 화장품을 구입하면 그날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송파 분당 용인 수원 등 수도권 일부 미샤 매장과 1개 눙크 매장 인근에 있는 고객은 김집사 앱으로 화장품을 주문하고 당일 받아볼 수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