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 16년 만에 자진반납…주민 고령화에 소득 감소 이유
매출 6천700만원→100만원…코로나 사태 이후 방문객 '뚝'

16년간 명맥을 이어온 충북 증평지역의 첫 정보화마을이 '코로나19 파고'를 넘지 못하고 결국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증평 증안골 정보화마을 '코로나 직격탄'에 사업포기 선언
16일 충북도와 증평군에 따르면 증평읍 초중리에 있는 증안골 정보화마을은 최근 군에 정보화마을 지정해제(자진반납) 신청을 했다.

이 마을은 농산물 판매 소득 감소로 정보화마을 운영비를 마련하기 어렵고, 주민 고령화와 관심 부족으로 더는 운영이 어렵다고 지정해제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2002년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가 도입한 정보화마을은 농어촌 등 정보화 소외 지역에 초고속 인터넷 이용환경을 조성하고 전자상거래 기반을 구축해 지역 주민의 정보 생활화와 수익 창출을 동시에 유도하는 사업이다.

정보화마을로 지정된 곳은 지역 특산물을 테마로 전자상거래는 물론 주말농장 등 체험 행사를 운영해 쏠쏠한 소득을 얻었다.

2005년 증평에서는 처음으로 정보화마을에 지정된 증안골은 인삼과 색깔 감자, 햇밤 고구마 등을 판매하면서 주말농장과 녹색체험마을 등을 운영했다.

초창기 웰빙 바람을 타고 색깔 감자 캐기 등 체험 행사가 언론을 통해 전국에 알려져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주민 상당수가 고령화로 사업 참여가 어렵게 되고, 관심도까지 떨어지면서 해가 갈수록 매출이 감소했다.

설상가상으로 전국을 휩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직격탄이 됐다.

마을을 찾는 체험객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2019년 8천500만원, 지난해 6천700만원이었던 매출은 올해 100만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운영 평가에서는 하위 10% 부진 마을에 들어가 내년도 도비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충북도와 증평군은 협의 끝에 지정해제 절차를 진행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 행안부에 지정해제 승인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달 중 증안골 정보화마을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마을 물품 관리 등 후속 절차가 이뤄질 예정이다.

그동안 충북에서는 8개 마을이 주민 고령화 등을 이유로 정보화마을 사업을 포기했으며, 증안골은 2019년 이후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증평군 관계자는 "그동안 군에서 인건비 보조 등의 지원을 했으나 마을 자체에서 운영이 어렵다고 하니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통상 정보화마을은 여름 휴가철 대부분의 수익을 올리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방문자가 없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전국적으로 300개가 넘던 정보화마을이 지금은 266개로 줄었다"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