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명동성당 전시 뒤 유엔 가입국들에 배포 예정
로마서 선보인 '평화의 십자가'…김포 軍철책으로 제작
남북 분단의 상징이었던 경기 김포시 군 경계 철책이 '평화의 십자가'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십자가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선물한 십자가와 같은 것으로 이탈리아 로마에서 전시된 바 있으며, 내년 국내에서도 전시된 뒤 유엔 가입국들에 배포할 예정이다.

15일 김포시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는 경기 김포시와 강원 고성군 내 설치됐던 군 경계 철책을 철거해 제작한 '평화의 십자가' 136개를 내년 4월 부활절을 맞아 명동성당에서 2주간 전시한 뒤 유엔 가입국들에 나눠주기로 했다.

이들 십자가는 지난 6월 청와대 요청에 따라 김포시가 관내 남서쪽 해안가(염하구간) 군 경계 철책 80m를 임시 철거하고 폐철조망 200t을 조달하면서 제작됐다.

강원 고성군에서 철거한 철책도 제작에 사용됐다.

군 경계 철책을 활용한 십자가 제작은 대한상공회의소와 청와대가 기획했으며 권대훈 서울대 조소과 교수와 제자들이 4개월간 작업해 완성했다.

십자가들은 한국전쟁 휴전 이후 68년 동안 남북이 분단의 고통을 겪었다는 점을 고려해 68의 두 배인 136개로 제작됐다.

남북이 하나로 힘을 모아 평화를 이룩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십자가들은 지난 10월 이탈리아 로마 산타냐시오 성당에서 열린 통일부 주관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에서 선보였다.

당시 문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를 머물던 중 전시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특히 이 십자가는 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방북을 제안하며 선물해 화제가 됐다.

김포시는 그동안 보안을 유지해달라는 청와대의 요청에 따라 십자가 제작에 김포 군 경계 철책이 사용된 사실을 시민들에게 알리지 못했다고 한다.

시 관계자는 "청와대는 우리나라 서쪽과 동쪽의 군 경계 철책을 철거해 십자가를 제작하기로 하고 김포와 강원 고성에 철책 조달을 요청했었다"며 "평화의 메시지가 담긴 십자가들이 세계 곳곳에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김포 북동쪽 한강 변과 남서쪽 해안가에 50년 넘게 설치돼 있던 군 경계 철책을 철거하고 산책로와 시민 휴식공간을 만드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로마서 선보인 '평화의 십자가'…김포 軍철책으로 제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