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재기 다짐 속 기적 기다리는 켄터키…"우리를 위해 기도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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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100여명 수색 총력…대규모 사망 우려됐던 양초공장선 대부분 생존
식료품·옷가지 등 가져와 피해 이웃에 온정…"우리 동네 일으켜 세울 것"
한인 피해 없는 듯…한인사회, 복구지원에 의욕 "보탬이 되는 것 찾아볼 것" "여러분, 도와주세요.
우린 갇혀 있어요.
움직일 수가 없어요.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지난 10일(현지시간) 밤 강력한 토네이도에 공장 지붕이 무너지자 키아나 파슨스-페레즈는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켰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물량을 맞추느라 12시간 맞교대로 쉴 틈 없이 돌아가던 미 켄터키주 메이필드의 양초공장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금요일 밤이었지만 공장 안에는 110명 정도 되는 근로자들이 있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방송을 시작한 파슨스-페레즈는 애써 침착을 유지하려 했으나 공포에 사로잡혀 목소리가 떨리는 걸 피할 수는 없었다.
파슨스-페레즈는 다행히 이내 구조됐다.
구조대원들이 파슨스-페레즈와 동료의 위치를 신속히 파악해낸 덕분이다.
그러나 40명밖에 구조가 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양초공장은 이번 토네이도 사태에서 악몽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휩싸였다.
'공장에서 더 구조되면 기적'이라는 앤디 버시어 켄터키주지사의 발언은 근심과 걱정을 한껏 키웠다.
자칫하면 양초공장에서만 7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사흘이 지난 13일 양초공장 쪽에서 야근하던 근로자 중 사망자는 8명이고 102명의 생존이 확인됐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우려가 안도로 바뀌는 분위기다.
주 당국이 현재 이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우신조로 양초공장의 대규모 참사는 피했지만 켄터키주에서는 이날 저녁까지 사망자가 74명, 실종자가 10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주에서 13명의 사망자에 나온 데 비해 피해 규모가 훨씬 크다.
슬픔 속에서도 켄터키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우선 수색 및 구조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클린 콜먼 켄터키주 부지사는 이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임무의 초점이 구조에서 복구에 옮겨지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켄터키의 정신은 절대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이라며 "모두를 찾고 모든 가족이 평화를 얻을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토네이도 피해가 가장 심각한 메이필드에서 만난 55세 남성 팀은 "신이 (토네이도로) 많은 걸 가져가셨지만 우리에게서 작은 기적들을 모두 가져가시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예외 없이 전부 구조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메이필드 곳곳에서는 이번 사태로 시름에 빠진 이웃을 돕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인 이들을 적잖게 볼 수 있었다.
교회를 비롯한 종교단체나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단체들은 식료품과 옷가지, 이불 등을 쌓아놓고 토네이도로 피해를 본 이웃이 편하게 가져가도록 했다.
한쪽에서는 대형 그릴에 소시지를 굽고 있었다.
옆에 선 4∼5명의 청년은 구워진 소시지를 빵에 끼워 이웃에 나눠줄 점심 식사를 만들었다.
세인트 조지프 교회에서 만난 73세 여성 브린다는 다른 교인들과 함께 기부 물품을 정리하고 있었다.
이번 토네이도 강타에도 다행히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는 그는 "나도, 다른 사람들도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이것저것 갖고 나왔다"면서 "우리에겐 사랑과 공감이 필요하다.
그리고 아주 많은 기도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길에서 양손에 커피를 들고 나눠주던 59세 여성 태미도 마찬가지였다.
토네이도의 잔해가 남아 속력을 내기 어려운 도로에서 운전자들에게 커피를 권하며 힘을 내라고 격려하고 있었다.
태미는 "우리는 우리 동네를 사랑한다.
이렇게 커피를 나눠주고 잔해더미를 청소하면서 동네를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라며 "매일 나와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살펴볼 것이다.
우리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했다.
켄터키주에는 3천 명 이상의 교민이 살고 있어 교민 중에서도 이번 토네이도로 피해를 보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지금까지 파악된 바로는 피해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한나 켄터키주 한인회 회장은 전날 메이필드를 비롯해 피해 지역을 둘러보며 한인 피해가 없는지 수소문했는데 나쁜 소식은 듣지 못했다며 안도했다.
윤 회장은 "기부를 하거나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한인) 분들이 있어서 알아보려고 한다.
봉사할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이고 (사태가) 좀 정리가 되면 기부금을 모으든 청소를 하든 보탬이 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식료품·옷가지 등 가져와 피해 이웃에 온정…"우리 동네 일으켜 세울 것"
한인 피해 없는 듯…한인사회, 복구지원에 의욕 "보탬이 되는 것 찾아볼 것" "여러분, 도와주세요.
우린 갇혀 있어요.
움직일 수가 없어요.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지난 10일(현지시간) 밤 강력한 토네이도에 공장 지붕이 무너지자 키아나 파슨스-페레즈는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켰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물량을 맞추느라 12시간 맞교대로 쉴 틈 없이 돌아가던 미 켄터키주 메이필드의 양초공장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금요일 밤이었지만 공장 안에는 110명 정도 되는 근로자들이 있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방송을 시작한 파슨스-페레즈는 애써 침착을 유지하려 했으나 공포에 사로잡혀 목소리가 떨리는 걸 피할 수는 없었다.
파슨스-페레즈는 다행히 이내 구조됐다.
구조대원들이 파슨스-페레즈와 동료의 위치를 신속히 파악해낸 덕분이다.
그러나 40명밖에 구조가 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양초공장은 이번 토네이도 사태에서 악몽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휩싸였다.
'공장에서 더 구조되면 기적'이라는 앤디 버시어 켄터키주지사의 발언은 근심과 걱정을 한껏 키웠다.
자칫하면 양초공장에서만 7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사흘이 지난 13일 양초공장 쪽에서 야근하던 근로자 중 사망자는 8명이고 102명의 생존이 확인됐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우려가 안도로 바뀌는 분위기다.
주 당국이 현재 이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우신조로 양초공장의 대규모 참사는 피했지만 켄터키주에서는 이날 저녁까지 사망자가 74명, 실종자가 10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주에서 13명의 사망자에 나온 데 비해 피해 규모가 훨씬 크다.
슬픔 속에서도 켄터키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우선 수색 및 구조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클린 콜먼 켄터키주 부지사는 이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임무의 초점이 구조에서 복구에 옮겨지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켄터키의 정신은 절대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이라며 "모두를 찾고 모든 가족이 평화를 얻을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토네이도 피해가 가장 심각한 메이필드에서 만난 55세 남성 팀은 "신이 (토네이도로) 많은 걸 가져가셨지만 우리에게서 작은 기적들을 모두 가져가시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예외 없이 전부 구조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메이필드 곳곳에서는 이번 사태로 시름에 빠진 이웃을 돕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인 이들을 적잖게 볼 수 있었다.
교회를 비롯한 종교단체나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단체들은 식료품과 옷가지, 이불 등을 쌓아놓고 토네이도로 피해를 본 이웃이 편하게 가져가도록 했다.
한쪽에서는 대형 그릴에 소시지를 굽고 있었다.
옆에 선 4∼5명의 청년은 구워진 소시지를 빵에 끼워 이웃에 나눠줄 점심 식사를 만들었다.
세인트 조지프 교회에서 만난 73세 여성 브린다는 다른 교인들과 함께 기부 물품을 정리하고 있었다.
이번 토네이도 강타에도 다행히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는 그는 "나도, 다른 사람들도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이것저것 갖고 나왔다"면서 "우리에겐 사랑과 공감이 필요하다.
그리고 아주 많은 기도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길에서 양손에 커피를 들고 나눠주던 59세 여성 태미도 마찬가지였다.
토네이도의 잔해가 남아 속력을 내기 어려운 도로에서 운전자들에게 커피를 권하며 힘을 내라고 격려하고 있었다.
태미는 "우리는 우리 동네를 사랑한다.
이렇게 커피를 나눠주고 잔해더미를 청소하면서 동네를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라며 "매일 나와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살펴볼 것이다.
우리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했다.
켄터키주에는 3천 명 이상의 교민이 살고 있어 교민 중에서도 이번 토네이도로 피해를 보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지금까지 파악된 바로는 피해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한나 켄터키주 한인회 회장은 전날 메이필드를 비롯해 피해 지역을 둘러보며 한인 피해가 없는지 수소문했는데 나쁜 소식은 듣지 못했다며 안도했다.
윤 회장은 "기부를 하거나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한인) 분들이 있어서 알아보려고 한다.
봉사할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이고 (사태가) 좀 정리가 되면 기부금을 모으든 청소를 하든 보탬이 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