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날 오전 장쑤성 난징(南京)시 난징대학살 희생 동포 기념관에서 당·정 관계자, 군인, 시민 등 수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 추도식을 열었다.
'국가의 치욕을 잊지 말고, 중화의 꿈을 실현하자'(勿忘國恥, 圓夢中華)라는 주제로 열린 추도식은 오전 10시 난징 전역에 1분가량 방공 경보음이 울려 퍼지면서 시작됐다.
쑨춘란(孫春蘭) 부총리는 추도사에서 "난징대학살 참사는 끔찍한 반인류 범죄이자 제2차 세계대전 3대 참사 중 하나로, 증거가 확실하다"며 "이제 침력자가 중국에서 제멋대로 날뛰며 기승을 부릴 수 없고, 중화민족은 위대한 부흥으로 나아가는 역사적 전환을 맞았다"고 말했다.
대학살 현장인 난징 외에도 선양(瀋陽) 9·18 역사박물관과 상하이 항전기념관 등에서도 추도식이 진행됐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운영하는 인민망(人民網)은 이날 홈페이지를 흑백 화면으로 바꾸고 '국가추모일'을 전면에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은 2014년부터 난징대학살 추모일을 국가급 행사로 격상했다.
난징대학살 추모 행사가 국가 행사로 치러지는 것은 올해로 여덟 번째다.
이날 행사는 일본과의 관계를 고려한 듯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을 비록한 국가 최고 지도부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시 주석은 국가 행사로 격상된 뒤 2014년과 2017년 직접 추도식에 참석했다.
다만 행사에 참석한 최고 지도자가 장관급에서 부총리급으로 격상되면서 최근 들어 경색된 중일관계를 반영했다.
2019년에는 황쿤밍(黃坤明) 당 정치국원 겸 중앙선전부장이, 지난해에는 천시(陳希) 당 정치국원 겸 중앙조직부장이 참석해 추도사를 했다.
중국 국영 중국중앙(CC)TV는 난징대학살 추모 행사를 생중계하지 않았다.
일본군은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7년 12월 13일부터 이듬해 1월까지 국민당 정부의 수도이던 난징시에서 군인과 남녀노소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살육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중국은 당시 30만 명이 넘는 이들이 희생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