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배달라이더가 배달 업무 중 사고를 당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해보험을 대신 들어주기로 했다. 코로나19 이후 배달산업이 급팽창하는 가운데 무보험 배달라이더의 사고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서울시는 13일부터 ‘플랫폼 배달라이더 서울형 안심상해보험’을 시행한다고 12일 발표했다. 시 관계자는 “배달노동자의 산재보험 의무 가입이 완전히 정착할 때까지 최소한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전국 최초로 배달라이더 민간 상해보험을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달기사 등 특수형태근로 종사자도 지난 7월부터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됐지만 가입률은 저조한 편이다. 특히 배달라이더들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이륜차(오토바이) 의무 보험인 책임보험(대인배상, 대물배상)에만 가입하거나 무보험 상태로 배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럴 경우 라이더 자신이 상해를 입더라도 보상받지 못한다.

이번 상해보험 지원 대상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6세 이상 유상 배달노동자(이륜차 면허 소지자)다. 보장 기간은 13일 0시부터 내년 12월 12일 24시까지 1년이다. 서울 지역에서 오토바이, 전동킥보드, 자전거 등 이륜차나 도보로 배달 업무 중 사고가 나면 배달 플랫폼 앱을 통해 보험금이 지급된다. 보장 내용은 △상해사망 시 2000만원 △상해후유장해 시 최대 2000만원 △수술비 30만원 △골절진단금 20만원 △뺑소니 및 무보험차 상해사망·후유장해 시 200만원 등이다.

서울시는 ‘서울형 안심상해보험’ 민간 보험 운영사로 DB손해보험 컨소시엄(KB손보·한화손보·삼성화재·메리츠 포함)을 최종 선정했다. 보험 계약자인 서울시가 연간 보험료 25억원 전액을 부담한다. 사고가 발생해 배달노동자가 보험금을 청구하면 시와 계약한 민간 보험사가 배달노동자에게 직접 보험금을 지급한다.

이륜차 교통사고는 2018년 1만7611건에서 지난해 2만1258건으로 급증했다.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498명)까지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 525건으로 17% 증가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