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잉여금이 재무리스크가 될 수 있다

식품가공업을 하는 K 기업의 황 대표는 은퇴 준비를 시작하며, 자녀에게 가업을 승계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진행과정에서 사내에 유보된 미처분 이익잉여금으로 인해 과도한 상속 및 증여세가 예상되어 계획을 미루고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완구를 제작하는 J 기업의 강 대표는 사업을 꾸준히 성장시켜 왔으며, 최근에는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세웠지만 자금이 부족하여 금융권에 대출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이유로 대출은 거부되었고 강 대표는 자금조달 위기에 봉착하고 말았습니다.

정밀부품을 생산하는 H 기업의 박 대표는 기술력 하나만으로 무작정 창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렇다보니 매번 자금조달 문제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사업을 이어온 결과,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최근에는 몇십 억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할 정도로 자산이 불어났습니다. 그러나 이 과도한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문제를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대기업으로부터 사업 제휴를 요청받았으나 검토 과정에서 미처분 이익잉여금으로 인해 물거품이 되고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미처분 이익잉여금이란 기업의 손익거래에서 발생한 이익 중 회사 내에 유보되어 누적된 이익금을 말합니다. 이는 현금의 형태가 아닌 시설 투자, 재고 자산, 매출 채권 등의 형태로 녹아있기 때문에 기업 대표들은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누적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자금 운용에 한계가 올 것 같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배당하지 않고 과도한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누적시키기도 합니다.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과도하게 누적되면 기업의 순자산가치가 올라가고 비상장주식의 가치가 높아지는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가업 승계나 상속 등 지분 변동이 있을 경우, 막대한 세금이 발생하게 됩니다. 물론 상속 시점에 세금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상속이 발생한 비상장주식은 아무도 매입하지 않기 때문에 폐업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폐업에서 끝나지 않고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주주 배당으로 간주되어 과도한 세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기업에 피해를 줄 소지가 크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에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정리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대표의 급여인상 및 상여금 지급, 임원 퇴직금 지급, 직무발명보상제도의 보상금 지급, 특허권 자본화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최근 가장 많이 활용하는 방법은 특허권 양도입니다. 이는 대표가 가진 특허권을 기업에 양도하며 그 대가를 받는 과정에서 미처분이익잉여금을 상계처리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대표의 은퇴플랜을 계획하는 데도 효과적이기 때문에 특허권을 보유한 기업이라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기업에 현금성자산이 충분하지 않다면 이익소각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정확한 시가를 평가한 금액으로 주주가 보유한 주식의 일정비율을 기업에 양도하는 방법입니다. 다만 정관에 관련 내용이 명시되어 있어야 하며 소각목적을 명확히 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어떠한 방법을 활용하든 미처분 이익잉여금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은 피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미처분 이익잉여금의 발생 원인, 기업 상황, 특성, 예상세액 등의 사항을 반영해 최적의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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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이서현, 조현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