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개봉 전 일수 채우려 안간힘…"특별관은 제외해야" "'용아맥'(CGV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에서 '듄' 상영 끝났나요?", "CGV, '듄' 좀 더 걸어줄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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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두 달이 가까워진 드니 빌뇌브 감독의 SF 대작 '듄'을 CGV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IMAX)관에서 보려는 관객의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아이맥스 스크린이자 1.43:1의 화면비율을 갖춘 이곳에서 '듄'을 본 관객들의 극찬이 잇따라 나오면서다.
그러나 용산 아이맥스관의 11일 상영시간표는 모두 '연애 빠진 로맨스'로 채워졌다.
수요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용산 아이맥스관에서 '듄' 대신 한국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상영하는 속사정은 무엇일까.
그 이유는 멀티플렉스 특별관도 스크린 쿼터제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스크린 쿼터제란 영화관이 일정 기간 국산 영화를 상영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로, 국내의 경우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9조에 따라 1년 중 73일간 한국 영화를 틀어야 한다.
극장의 전체 상영관을 포괄해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영관 1개마다 적용하기 때문에 용산 아이맥스관 역시 73일은 반드시 한국 영화를 상영해야 한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용산 아이맥스관은 지금까지 의무 상영일보다 4일 모자란 69일 동안 한국 영화를 상영했다.
마블 스튜디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개봉하기 전에 의무 상영일을 채워야 이 작품을 연말까지 아이맥스관에서 상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맥스 스크린의 용도와는 적합하지 않은 한국 영화라도 일단 틀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 다른 영화관들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의 특별관인 수퍼플렉스관은 11일 내내 한국 액션 영화 '유체이탈자'를 상영한다.
이곳은 의무 상영일 73일 중 66일을 채웠다.
이마저도 '도굴', '이웃사촌', '새해전야', '세자매', '비와 당신의 이야기' 등 코미디나 잔잔한 내용의 한국 영화를 채워 넣어 가능했다.
업계에서는 특수한 장르나 내용의 영화를 선보이고자 마련한 특별관만큼은 스크린 쿼터제 적용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각 상영관이 아니라 상영관 전체에 한국 영화 의무 상영일을 부여해 보다 탄력적으로 상영 일정을 조정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 극장 관계자는 "관객들은 화려한 영상미나 거대한 스케일의 영화를 보기 위해 특별관을 일부러 찾는 것"이라며 "특별관의 용도에 맞는 영화를 상영할 수 있도록 제약을 풀어줘 관객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대작 한국 영화의 편수 자체가 적어졌다는 점도 특별관의 스크린 쿼터제 준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또 다른 극장 관계자는 "최근에는 조금 나아졌지만, 상반기까지만 해도 특별관에 걸 만한 신작 한국 영화가 별로 없어 매우 고민이 깊었다"며 "내년에도 비슷한 흐름이라면 또다시 특별관에 맞지 않은 영화를 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