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선수는 구단과 감독에 부상 등 사유 밝히고 나가…무단이탈 아냐"
기업은행 "우리 구단과 함께 할 수 없다는 건 확실…최대한 빨리 결정"
조송화 "선수 생활 계속하고 싶다"…기업은행 "결별 의사 확고"(종합)
조송화(28)가 팀을 떠난 시간을 '무단이탈이 아닌 부상에 따른 휴식'이라고 주장하며 "선수 생활을 계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반면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조송화 선수와 함께 갈 수 없다는 입장은 변함없다"고 맞섰다.

기업은행과 조송화는 매우 험난한 과정을 거치며 결별할 것으로 보인다.

조송화는 변호사 두 명과 함께 10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KOVO) 사무국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 참석해 소명한 뒤 "저는 아직 IBK기업은행 소속"이라고 말하며 "선수 생활을 계속하고 싶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조송화의 대리인 조인선 법무법인 YK 파트너 변호사가 더 구체적으로 조송화의 생각을 전달했다.

조인선 변호사는 "조송화 선수는 무단으로 팀을 이탈한 적이 없다.

당시 조송화 선수는 본인의 건강과 선수 생명을 관리해야 하는 '부상' 상황이었다.

구단, 감독에게도 그 내용을 알렸다"며 "(조송화의 팀 이탈 소식이 알려진) 11월 18일 구단도 언론을 통해 '조송화가 무단으로 이탈하지 않았다.

몸이 아파서 훈련 참여를 못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단으로 이탈했다'는 오해부터 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변호사는 "조송화 선수는 지금 계속 뛰고 싶어하고 자신의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11월 16일 경기에도 조송화 선수는 경기에 참여했고, 구단에서 제공한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16일 경기가 끝난 뒤 (서남원) 감독에게 인사도 하고 갔다"고 주장을 이어갔다.

조송화 "선수 생활 계속하고 싶다"…기업은행 "결별 의사 확고"(종합)
조송화는 11월 12일 KGC인삼공사전이 끝난 뒤, 팀 훈련에 합류하지 않았다.

11월 16일에는 페퍼저축은행전이 열리는 광주에는 구단 관계자의 차를 타고 왔다.

선수단과 함께 이동하지 않았다.

16일 경기가 끝난 뒤 다시 개인적으로 이동한 조송화를 두고 '무단 이탈' 논란이 일었다.

애초 기업은행 관계자는 "조송화가 몸이 아파서 훈련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김사니 당시 코치가 조송화와 함께 이탈했다가 돌아오고, 서남원 전 감독이 "조송화는 내가 물어도 답하지 않는다"고 털어놓으면서 조송화를 향한 비판의 수위가 커졌다.

서남원 전 감독을 경질하고, 김사니 전 감독대행도 팀을 떠나는 등 심각한 내홍을 겪으면서 기업은행은 '조송화가 팀을 떠난 시간'을 '무단 이탈'로 표현했다.

기업은행은 11월 22일 구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조송화를 임의해지 하겠다"고 공표한 뒤, KOVO에 임의해지 공시 요청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조송화는 임의해지에 동의하지 않았다.

KOVO는 기업은행의 공문을 반려했다.

기업은행은 "조송화와 함께 할 수 없다"고 계약 해지를 예고하며 KOVO에 '조송화 상벌위원회 개최'를 요청했다.

조송화는 상벌위원회에 직적 참석해 "무단 이탈한 적이 없으며, 선수로 뛰고 싶다"고 밝혔다.

'계약 해지의 원인'을 두고 다툴 상벌위원회에서 기업은행과 조송화는 '팀 이탈 사유'에 관한 해석부터 첨예하게 대립했다.

조송화 "선수 생활 계속하고 싶다"…기업은행 "결별 의사 확고"(종합)
기업은행 구단 관계자는 "조송화 선수와 함께 가지 않는다.

KOVO 상벌위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도, 구단 자체로 조송화와는 결별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면서도 "아직 논의할 부분이 많다.

구단에서 최대한 빨리 결정을 내리고, 팬들과 언론에 알리겠다"고 '구체적인 조송화 징계 방안'에 관해선 말을 아꼈다.

조송화의 "무단이탈한 적이 없다"는 주장에 관해서는 "이탈한 건 사실이고, '무단이탈'이라고 봐야할지에 관해서는 검토해봐야 한다"고 한 걸음 물러섰다.

조송화 "선수 생활 계속하고 싶다"…기업은행 "결별 의사 확고"(종합)
"뛰고 싶다"는 조송화와 "우리 팀에선 뛸 수 없다"는 기업은행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계약 해지' 절차를 밟고 조송화를 자유신분선수로 공시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 계약 해지의 귀책 사유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양쪽의 희비가 엇갈린다.

프로배구 선수 계약서 23조 '계약의 해지' 조항은 '구단의 귀책 사유로 본 계약이 해지되는 경우는 잔여 연봉 전액을 지급하고, 선수의 귀책 사유로 본 계약이 해지되면 계약 해지일 전 최종 연봉 지급일 다음 날부터 계약 해지일까지의 일수에 연봉의 365분의 1을 곱한 금액만 지급한다'고 명시했다.

조송화는 2020-2021시즌을 앞두고 기업은행과 3년 계약을 했다.

상벌위가 '귀책 사유'를 구단에서 찾으면 기업은행은 '실제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조송화에게 2021-2022시즌 잔여 연봉과 2022-2023시즌 연봉을 지급해야 할 수도 있다.

조송화의 무단이탈을 계약 해지 사유로 본다면 조송화는 잔여 연봉을 받지 못한다.

기업은행과 조송화가 잔여 연봉 지급 여부를 두고, 법정에서 다툴 수도 있다.

기업은행은 "법적 절차에 관해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