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구자욱은 "매 시즌 거듭된 부상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서 바꿨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자욱의 등번호 교체엔 찡한 사연이 있었다.
구자욱은 10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황금장갑을 품에 안은 뒤 취재진과 만나 등번호 교체 배경에 관해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사실 등 번호를 바꾼 이유가 있었다"며 "김한수 전 감독님이 계실 때 너무 안 좋은 모습을 보여 죄송한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자리에서 물러나신 뒤 식사를 했는데, 그때 눈물을 쏟으며 감독님 번호를 달고 뛰어도 되냐고 여쭤봤다"라고 전했다.
구자욱은 2020시즌부터 김한수 전 감독이 선수 시절 사용하던 5번을 달고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김 감독에게 미안함과 그리움, 고마움을 느끼며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
구자욱은 "골든글러브를 받으면 김한수 감독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이 사연을 말씀드리려고 했다"라며 "이 이야기를 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고 전하고 싶고, 아들처럼 챙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2019시즌 타율 0.267, 15홈런, 71타점으로 부진했던 구자욱은 5번을 달고 뛴 2020시즌 타율 0.307, 15홈런, 78타점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올 시즌엔 139경기에서 타율 0.306, 22홈런, 88타점을 올리며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구자욱은 "오늘 밤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감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