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메타, 10% 후반 성장률 기대…애플, 빅테크 중 가장 고평가"
월가에서 기술주 분석의 베테랑으로 꼽히는 댄 나일스 사토리펀드 창립자이자 펀드매니저가 내년 S&P500 지수가 20%, 또는 그 이상의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미국 주식시장의 가치평가가 기록적으로 높은 수준이고, 연준의 경기부양책 중단에 따른 하락이 불가피 하다"며 이 같이 전망했다. 댄 나일스는 9일 한국경제TV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 인터뷰에서 "약세장일 수록 주식 선택이 중요하다"며 미 주식 투자에 나서는 서학개미들에게 옥석가리기를 강조했다.
특히 빅테크에 대한 분석이 탁월한 댄 나일스는 구글과 페이스북은 현재 주가가 합리적인 수준이라며 내년 실적 성장을 기대한 반면, 애플의 경우 매출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최근 IPO에 나선 후 급등하고 있는 루시드와 리비안은 유의해야 할 종목으로 분류하며, 매출과 수익이 없고 미래 가치로만 주가가 오르는 기업들을 내년에는 피하라고 조언했다.
아래는 댄 나일스 창립자와 나눈 대담의 주요 내용이다.
Q. 내년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2022년을 보면 세 가지 집중할 부분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미국 주식 시장의 가치평가가 기록적인 수준이라는 사실을 고려해야 하고요. 두 번째로 주식 시장이 호황을 누린 이유는 높은 수준의 경기부양책 때문이었다는 것입니다. 곧 연준이 경기부양책 중단하고, 내년 금리도 여러 차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 역시 큰 문제를 초래하리라 봅니다. 인플레이션 문제도 있죠. 30년 만에 보는 높은 수치니까요. 1970년대 활동했던 자산 매니저나 이를 깊이 연구했던 사람이 아닌 이상, 이는 오랫동안 경험한 적 없는 매우 낯선 상황입니다. 따라서 당사는 2022년 S&P500 지수가 하락하리라 전망합니다.
Q. 미 증시 조정폭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예상되며 얼마나 지속될까요?
조정폭은 클 것입니다. 미국 주식 시장 총액을 미국 GDP로 나눠보면 1.9배라는 수치가 나옵니다. 2000년대 닷컴 버블이 한창일 때 그 수치는 1.4배였고요. 50년간 평균은 0.8이었습니다. 시장은 정상 가치평가의 2배 수준에 달하며, 금리가 올라갈수록 큰 문제를 초래하리라 생각합니다. 최근 러셀2000을 보세요. 한 달도 안 되는 새에 12% 하락했습니다. 모두 애플이나 빅테크에 집중하고 나스닥, S&P를 보고 있으니 대부분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이것이 내년 약세장의 전조라고 봅니다.
내년 S&P500이 20% 정도 하락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겁니다. 평소 밸류에이션의 두 배가 가까우니까요. 20%의 조정도 과하지 않으며, 더 큰 조정이 와도 놀라울 게 없다고 봅니다.
Q. 이 같은 증시 조정기에 어떤 종목, 업종을 주목해야 할까요?
내년은 정말 주식 선택이 중요하리라 봅니다. 저는 주로 기술주 분석에 집중하는데, 빅테크 중에서도 합리적인 가격의 기업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의 경우, 광고 수익 성장이 기대되죠. 이번 겨울이 지나 만약 변이 바이러스가 사라지게 된다면 더 많은 기업들이 여행 상품과 크루즈 등을 광고할 것입니다. 수익의 약 10~15%를 광고에 투자할 거에요. 구글의 내년 수익 성장도 10%대 후반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가격도 S&P가 20배인 상황에서 구글은 20~23배 정도면 살 수 있습니다. 최근 악재로 가격이 조정받은 페이스북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페이스북의 내년 성장률 역시 10% 대 후반으로 예상되고요.
피해야 할 종목은 현재 매출이나 수익이 없는, 미래 성장만 기대되는 기업들입니다. 수익은 전혀 없는데 막대한 자금을 투자 중이고, 주가 배수는 매우 높은 기업들이 있죠. 흑자를 내기까지 앞으로 수년이 걸릴 것인데, 이런 기업들은 금리가 올라갈 때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입니다. 최근 암호화폐, NFT, 밈주식, 전기차 기업 등에 돈이 쏟아지고 있지만, 내년에는 극심한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저희는 또 올해 타격을 받았던 가치주 중 내년에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들을 포트폴리오에 모으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통신주, 금융주 같은 것들이죠. 더 흥미로운 종목에 관심 있는 시청자를 위해 말씀드리면, 우리는 리 오토(티커명:LI), 샤오펑(XPEV), 니오(NIO)와 같은 전기 자동차 주식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 기업들은 내년 75%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총 220억 달러 정도인데 겨우 매출의 6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루시드, 리비안은 35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죠.
Q. 중국 기업, 특히 미국에 상장된 기업들에 대한 투자 우려가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매우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2~3년 안에 중국이 대만을 통일할 것이라 100% 확신합니다. 그렇게 되면, 대만에 있는 많은 파운드리 공장에서 나오는 공급에 대해 우려할 상황이 생기겠죠. 미국이 중국에 칩 공급을 차단했던 것처럼, 중국도 미국에 칩 공급을 차단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미 있었던 일이고요. 그 부분을 우려해야 할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미국인의 약 55%가 주식을 소유하고 있으나, 중국에서는 약 10%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인구의 90%는 주식 시장이 폭락하더라도 개의치 않습니다. 식비, 난방비, 주거비용, 주유비 등에만 관심이 있죠. 따라서 정부가 기업들을 통제하여 이러한 비용이 낮춘다면 일반 시민들에게는 좋은 일입니다. 저희도 샤오펑과 니오에 투자 중이지만, 여전히 이런 부분을 긴장하고 있습니다.
Q. 내년 투자전략에 대해 조언 해 주신다면요?
아마도 듣고 싶었던 말은 아닐 테지만, 저는 내년 현금이 최고의 투자라 생각합니다. 연준이 평소보다 더 빠른 금리 인상을 진행하리라 예상되는데, 지난 역사를 보면 연준이 시장의 바람보다 더 빨리 금리를 인상했을 때, 주식 시장은 하락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조언은 감정에 휘둘려 투자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시청자 중에는 암호화폐나 전기차 회사, 밈 주식을 산 사람을 알고 있고 질투를 느끼고 있을 겁니다. 그 사람이 큰돈을 버는 동안, 자신은 그렇지 못했으니까요. 그것을 쫓아야겠다는 유혹이 항상 들 것입니다.
지금은 너무 욕심부리지 않도록 주의할 때입니다. 유명한 말 중에 전쟁이 시작되는 대포 소리에 사서, 전쟁이 끝나는 나팔 소리가 날 때 팔라는 말이 있습니다. 현재 주식 시장은 믿을 수 없는 호황기를 보냈습니다. 팬데믹으로 끔찍한 시기여야 했는데 말이죠. 과연 말이 되는 상황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연기자 y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