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예약 취소 통보, 피해자 660명 넘어서
업체 "폐업 결정, 사죄드린다" 문자 메시지만

'고객님이 예약한 렌터카 예약을 취소 처리합니다.

'
경남 양산에 사는 이모 씨는 제주 여행을 한 달 남짓 앞둔 지난 6일 오후 4시께 렌터카 업체로부터 이 같은 연락 한 통을 받았다.

제주 렌터카 가격비교사이트 '먹튀'…경찰 수사(종합)
이씨가 렌터카 예약 시 이용했던 A 가격비교사이트 업체가 자신들에게 미수금을 변제하지 않아 더는 이씨의 예약을 유지하기 어려워 취소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씨는 부랴부랴 A 가격비교사이트 업체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혹시나 해 예약을 진행해보니 렌터카 예약이 가능했다.

하지만 A 업체에 전화하니 받지 않았다.

게시판에 남긴 취소 문의에도 묵묵부답이었다.

발만 동동 구르던 이씨에게 드디어 같은날 오후 9시께 A 업체에서 문자 메시지 한 통이 왔다.

A 업체는 문자를 통해 "재정 상황이 어려워 폐업을 결정하게 됐다"며 "운영이 어려워 모든 인원을 퇴직 처리해 고객 응대가 불가능하고, 사무실 또한 임대료를 납부하지 못해 정리하게 됐다"고 밝혔다.

A 업체는 또 "거래 렌터카 업체에 고객님의 예약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해 렌터카 업체에서 고객님의 예약을 취소하게 됐다"며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문자 메시지를 받은 이씨는 일방적인 예약 취소 통보를 받은 것도 모자라 예약금도 되돌려 받지 못하는 상황에 기가 찼다.

이씨는 "지난달 초 A 업체를 통해 40여만원을 주고 2박 3일 렌터카 예약을 했는데, 갑자기 여행을 앞두고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며 "오랜만에 떠나는 가족 여행이라 예약하면서부터 설렘 가득했는데, 이제는 스트레스만 가득하다.

예약금을 받을 수 있는 뾰족한 수도 없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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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해당 업체로부터 피해를 본 사람은 이씨만이 아니란 점이다.

7일 오후 3시 기준 A 업체로부터 본 피해를 호소하며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모인 인원만 670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84만원까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7월 A 업체를 통해 렌터카를 예약해 당장 제주 여행을 하루 앞에 두고 지난 6일 렌터카 취소 문자를 받은 피해자도 있었다.

여행객뿐 아니라 렌터카 업체 피해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A 업체 홈페이지는 이날 오후 1시께 제주시의 요청으로 폐쇄됐다.

제주시 관계자는 "오늘 오전부터 피해 민원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며 "오늘 오전까지 해당 홈페이지가 운영되고 있었던 터라 일단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A 업체 대표와 연락해 홈페이지를 폐쇄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와 함께 국내여행업으로 등록된 A 업체가 제주도관광협회 보증공제에 가입된 것으로 확인된 만큼 현재 해당 보증공제로 피해자 구제가 가능한지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와 피해 업체 등은 주거지 인근 경찰서와 제주도 등에 계속해서 피해를 신고하고 있으며 제주경찰청은 전날 처음 신고를 받고 현재 해당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제주청 관계자는 "수사 초기 단계로 아직 자세한 피해 규모는 알 수 없지만, 피해자가 많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며 "피의자가 도주할 우려도 있는 만큼 신속하게 검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A 업체로부터 피해를 봤다면 주거지 인근 경찰서나 제주지역 경찰서 어디든 찾아가 신고 접수하면 된다"고 말했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