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속도를 두 배로 높여 내년 3월 종료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돈줄을 죄는 속도를 높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조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가 오는 14~15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속도를 높여 내년 3월 마무리하는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6일 보도했다.

Fed의 테이퍼링 종료 시점은 당초 내년 6월로 관측됐다. 자산 매입 규모(월 1200억달러)를 지난달부터 매달 150억달러씩 줄여나가면 8개월 후인 내년 6월에 끝난다는 계산이 나왔다. 하지만 자산 매입 축소액을 월 300억달러로 두 배로 확대하면 테이퍼링은 내년 3월 마침표를 찍게 된다. CNBC도 이날 Fed 관계자를 인용해 “Fed가 테이퍼링 규모를 월 300억달러로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Fed가 돈줄을 바짝 조이고 나서는 것은 잇따라 발표된 높은 물가지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5월부터 5%대를 이어오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달 31년 만에 최고치인 6.2%로 급등했다. 임금과 보상 규모를 포함한 고용비용지수(ECI)의 3분기 수치가 2001년 이후 최대폭(1.3%)으로 뛰어오른 점도 Fed가 테이퍼링 가속화를 논의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실업률이 개선되고 있는 것도 테이퍼링 가속화의 발판이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은 4.2%로 전달(4.6%)보다 하락했다.

테이퍼링 시간표가 앞당겨지면 기준금리 인상 시기도 내년 봄께로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WSJ는 “점도표(기준금리 전망표)에서 대부분 FOMC 위원들이 0.25%포인트 이상의 금리 인상을 적어낼 것”이라며 “내년 금리 인상 전망을 명확하게 표현할 것”이라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