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뉴스퍼스트 등 스리랑카 매체와 AP통신에 따르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오보카타 토모야 특별보고관이 지난달 26일부터 전날까지 스리랑카를 현장 방문해 조사를 거쳐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특별보고관은 스리랑카 차밭과 의류공장, 관광업, 가사노동 등과 관련해 노동 관행을 조사한 뒤 "현대판 노예제가 존재하고, 어린이, 여성, 소수민족, 노인 등 취약계층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스리랑카 아동 인구 약 1% 정도가 노동에 동원되고 있고, 대부분 위험한 상태라고 봤다.
특별보고관은 아동들이 학교에 가는 대신 가정부, 청소, 서비스직종에서 일하고, 관광업 부문에서 성적으로 착취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또, 소수민족인 인도계 타밀족이 모여 사는 차밭, 고무 농장의 아이들 상당수가 노동을 통해 가족부양을 강요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계 타밀족은 200년 전 영국의 스리랑카 식민 지배 당시 인도 타밀 지방에서 홍차 재배 등을 위한 노동자로 유입됐는데, 지금도 이들은 땅을 소유할 수 없고 좁은 집에 모여 산다.
그는 "인도계 타밀족은 5∼10명이 좁은 집에 사는데, 제대로 된 주방, 화장실, 샤워 시설도 없이 끔찍한 상태"라며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조치라도 하라고 스리랑카 정부에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여성 근로자들이 최저 임금을 받기 위해 농장에서 일일 목표량을 달성해야 하고, 아동들과 마찬가지로 노인들이 육체적 노동에 동원되며 적절한 건강관리나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 등도 지적했다.
스리랑카의 현대판 노예제에 관한 보고서는 내년 9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