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 차별론' 전북표심 자극…'전북 홈그라운드' 정세균과 만찬회동
청년들과 소맥토크…"왜 날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원샷" 했다가 '라떼' 지적도
"워워 해주면 주름펴져…존경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도 힘들 때 대구 서문시장행"
이재명 다시 호남행…"데코레이션으로 청년 쓴 것 아냐"(종합)
선대위 쇄신작업을 마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3일 전북행 버스에 올랐다.

조직 대개편을 단행한 이른바 '뉴 선대위'의 첫 민심 탐방지로 당의 전통 지지기반인 호남을 다시 선택한 것이다.

지난주 4박 5일간 광주와 전남 지역을 두루 훑은 데 이은 2주 연속 호남행이기도 하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전주행 매타버스(매일 타는 민생버스) 출발에 앞서 전북의 '삼중 차별론'을 언급하며 전북 표심을 자극했다.

전날 "호남을 함부로 했던 측면이 있다"(방송기자클럽 토론회)는 발언에서 더 나아가 전북의 소위 '호남 내 소외론'을 건드린 것이다.

이 후보는 '삼중 차별론'에 대해 "처음엔 무슨 말인가 했는데 보니까 나름 타당성이 있다"고 했다.

지난 주말에 이은 이번 2박 3일 전북 순회는 대선을 앞두고 호남 표밭갈이를 일찌감치 해놓겠다는 전략이 깔렸다.

텃밭에서의 정지 작업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지지율 반등세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오후 4시께 전주에 도착, 한옥마을 거리에서 즉석연설을 했다.

이재명 다시 호남행…"데코레이션으로 청년 쓴 것 아냐"(종합)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깜짝 만찬회동도 했다.

전북 진안 출신인 정 전 총리는 식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이 후보가 오늘을 통해서 골든크로스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이 후보는 "총리님께서 선대위 출범식 때 더 이상 외롭지 않게 하겠다고 해 눈물이 났었다.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정 전 총리는 비공개로 진행된 식사 자리에서 이 후보에게 "대선은 바닥을 잘 닦아야 한다.

의원들이 많으니 열성적으로 하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며 "3개월 남았으니 앞으로 한 달간은 의원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고 배석한 민주당 홍정민 의원은 전했다.

이 후보는 "부동산 정책은 수요뿐 아니라 공급 대책이 중요하다.

정 총리님의 부동산 공약을 많이 챙겨보겠다"고 했다고 홍 의원은 덧붙였다.

지난주 전남·광주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의 회동이 불발됐던 것과는 대조적인 장면이었다.

이날 이 전 대표는 제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1호 영입인재'로 발탁된 조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좀 더 신중하게, 국민들께 염려를 끼쳐 드리지 않도록 잘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선대위가 인재영입 시 검증 작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재명 다시 호남행…"데코레이션으로 청년 쓴 것 아냐"(종합)
이 후보는 정 전 총리와의 저녁 후 전주의 가맥집(슈퍼마켓 형식의 맥줏집)에서 '나 떨고 있니?'라는 주제로 청년들과 취중 대화를 나눴다.

함께 '소맥'을 마시며 2030 세대의 쓴소리를 듣는 자리였다.

그는 청년 인재영입과 관련, '대선만 되면 청년을 이용하는 것 같다'는 한 청년의 지적에 "이용하려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조직에 젊은 사람들을 참여할 수 있게 만들려는 것"이라며 "그렇게 활동하다 보면 그 사람들에게도 길이 열린다.

전혀 무의미한 일에 데코레이션(장식)으로 쓴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 후보가 주장한 기본소득과 복지국가는 상충하는 부분이 좀 있다.

보완할 점으로 생각한 게 있냐'는 질문에는 "복지는 선별복지도 있고 보편복지도 있다.

저는 복지확대가 필요하다고 보고 복지 중에서도 현금성 복지가 좋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지역화폐를 넷플릭스 같은 청년들이 실질적으로 소비하는 곳에서는 쓸 수가 없다.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지적에 "이런 데 와서 쓰면 되지 않겠느냐. 가평에는 지역화폐를 많이 지급했더니 동네에 가게가 생기더라"고 했다.

이재명 다시 호남행…"데코레이션으로 청년 쓴 것 아냐"(종합)
이 후보는 '솔직히 주변에 이 후보를 지지하는 친구가 잘 없다.

악플보다 무서운 게 무플이라고 하는데 지금 무플이지 않느냐'는 청년의 말에 "그런데 왜 (나를)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왜 지지하기 싫은 거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자 그 청년은 "이 후보는 인기가 많은데 민주당이 싫은 것이다.

솔직히 얘기하면 많이 돌아섰다"고 했다.

이 후보는 "첫잔은 원샷"이라고 했다가 동석한 청년들에게 "그런 말 하면 '라떼'가 된다"고 핀잔을 듣기도 했다.

이 후보는 '5년 전 후보가 익산에 왔을 때 간 적이 있다.

다들 이재명을 연호하는데 하나 같이 종교단체 같다고 했다.

정말 청년 분위기와 안 맞았다'고 회상한 청년에게 "정치인들은 지지를 먹고 산다.

위축될 때 누가 '워워' 해주면 자신감이 생기고 주름이 확 펴진다"며 "그래서 우리 존경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대통령하시다 힘들 때 대구 서문시장에 갔다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