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출신 이흥교 신임 소방청장, 현장·행정 섭렵한 베테랑
평창올림픽 안전 개최 일등공신…추진력에 온화한 인품까지
중학 진학조차 사치였던 산골 소년 '소방 최고의 별' 우뚝
신임 소방청장으로 내정된 이흥교(58) 부산 소방재난본부장은 요즘은 옛말이 된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과 딱 들어맞게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이 내정자는 1963년 강원 삼척군(현 삼척시) 하장에서 태어났다.

1920∼1930년대 독립운동을 하던 조부가 1935년 일본 경찰에 체포돼 고문을 받다가 후유증으로 이듬해 6월 사망하면서 가세가 기울었고, 선친은 6·25 전쟁 참전으로 인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1978년 숨지면서 생계유지조차 어려워 중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만 16세에 삼척 북평으로 이주한 후 재건중학교 재학 중 졸업 자격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이듬해 북평고등학교에 입학했으나 생활고로 한 달 만에 자퇴했다.

이후 서울·경기의 공장 등에서 일하면서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으나 대학 진학의 꿈을 접은 그가 선택한 직업은 '소방관'이었다.

이 내정자가 입직한 시기는 1993년으로 알려져 있으나 소방공무원으로서 첫발을 내디딘 시기는 1986년이다.

그는 소방공무원 임용 후 동해소방서에 근무한 5년 동안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제7기 소방간부후보생 교육 수료 후 1993년 태백소방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소방의 길로 들어섰다.

중학 진학조차 사치였던 산골 소년 '소방 최고의 별' 우뚝
이 내정자는 도 감사실, 강원도소방본부, 강원도소방학교, 소방방재청,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 등 내·외근 부서를 두루 거쳤다.

2002년 태풍 루사·매미 상황에 대응하고, 대형산불 현장을 지휘했으며, 2012년 경북 구미 불산 사고 상황 대응을 관리하는 등 현장과 행정을 아우르는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전문성 확보를 위해 위험물기능장, 산업안전기사, 소방설비기사 등 소방안전 분야 국가기술자격을 따기도 했다.

강원도소방본부장 재임(2016년 2월∼2018년 10월) 시절 소방인력 증원과 장비보강, 소방관서 신설, 노후 청사신축 등 강원소방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그는 강력한 추진력에 온화한 인품으로 동료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었다.

특히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때는 단 한 건의 화재 사고와 인명피해도 없는 '안전올림픽'을 견인했다.

이 내정자는 소방 기본업무뿐만 아니라 소방공무원과 6·25 전쟁 참전 유공자 국립묘지 안장 안내, 독립유공자 발굴 등 국가유공자들이 정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힘쓰기도 했다.

중학 진학조차 사치였던 산골 소년 '소방 최고의 별' 우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