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이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로 개발한 ‘인보사(TG-C)’를 고관절 골관절염 치료제로 적용 분야를 넓혀 미국에서 임상을 하기로 했다. 허가 내용과 다른 성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국내서 허가 취소됐던 인보사가 기사회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관계사인 코오롱티슈진은 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고관절 골관절염에 대한 임상 2상 허가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내 25개 병원에서 고관절 골관절염 환자 255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임상 1상을 거치지 않고 2상으로 직행한 데 대해 “고관절의 구조, 고관절 골관절염의 원인과 진행 과정이 무릎과 유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45~60세 중증 고관절 골관절염 환자는 미국에서만 약 1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고관절염은 지금까지 이렇다 할 치료제가 없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소염진통제나 항생제가 투여된다. 심한 경우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한다.

코오롱티슈진은 2019년 주요 성분이 당초 임상 허가를 받은 성분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임상이 중단된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로도 조만간 미국에서 첫 환자 투약을 할 예정이다. 미국 임상이 중단된 지 3년여 만이다. 국내서는 2017년 7월 세계 최초 유전자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으나 성분 오류 사실이 밝혀지면서 2019년 7월 판매 허가가 취소됐다.

업계에서는 인보사가 임상 재개에 그치지 않고 적응증(치료 질환) 확장하는 임상까지 FDA 허가를 받은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코오롱은 인보사의 주성분 중 하나로 연골유래세포를 기재해 규제당국 임상 허가를 받았는데, 실제 성분은 신장유래세포로 뒤늦게 확인되면서 미국에서 진행 중이던 임상이 중단됐다. 국내에서는 신장세포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사태가 확대됐다. 한성수 코오롱티슈진 대표는 “TG-C의 고관절 골관절염의 임상 2상이 가능해진 것은 FDA가 TG-C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준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