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합의 복원에 미국·이란 모두 회의적…회담재개 후 비난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회담이 5개월 만에 재개됐지만, 미국과 이란 모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외무장관 회의 참석차 스웨덴 스톡홀름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최근의 움직임과 발언은 (핵합의 복원 회담에 대한) 낙관적 근거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이틀이 지나면 이란이 진지하게 임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이란 측이 서방에 합의서 초안을 제시한 가운데 나왔다.

이란 대표단을 이끄는 알리 바게리카니 외무부 차관은 이날 '핵 활동'과 '제재 해제' 두 분야로 구성된 합의 초안을 서방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달된 초안에 이란의 모든 입장과 제안이 포함돼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제재를 일시에 해제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이번 회담 개시 직후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우라늄 농축을 재개했다.

이란 측의 반응도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이란 매체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부 장관은 일본 외무상과 대화에서 "우리는 (회담이 열리는) 오스트리아 빈에 진지한 각오로 갔지만, 미국과 유럽 당사국들의 의지와 의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란이 태도를 바꾸고 의미 있게 참여하기에 늦지 않았다"고 했지만, 양측은 회담 성사보다는 결렬 시 책임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회담 소식을 잘 아는 소식통은 이란과 영국, 중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 당사국들이 3일 공식 회담을 끝으로 이번 주 협상을 마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치 컨설팅업체 유라시아 그룹의 헨리 롬 선임연구원은 "비난전이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며, 회담이 이대로 끝나더라도 모든 당사국이 대화 지속에 관심이 있는 만큼 연내 또는 내년 초에 새로운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란 핵합의 복원을 위한 참가국 회담은 5개월의 공백 끝에 지난달 29일 재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