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은 '천년의 노래', '바람' 시리즈 유화 70여 점으로, 최씨가 지난 2년간 강원도 원주시 반계리의 수령 800년이 넘은 은행나무(천연기념물 167호·높이 34m) 앞에 앉아 그린 작품 30여 점이 포함됐다.
반계리 은행나무를 '인생의 큰 스승'이라 칭한 최씨는 화폭 속에 은행나무가 겪는 사계절을 담아냈다.
그는 역동하는 푸르름의 순간을, 샛노랗게 물든 잎사귀가 바람에 흔들리는 장면을,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는 공허한 시간을 캔버스에 옮겨냈다.
반계리 은행나무를 '인생의 큰 스승'이라 칭한 최씨는 "오랜 시간을 한 자리에서 견뎌내고,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은행나무는 내가 살아야할 길을 알려줬다"며 "은행나무의 사계절은 성장하고 변화하는 인생을 닮았다"고 했다.
전시작 가운데 갤러리의 벽면 한 쪽을 가득 메운 6m 길이의 작품(사진)은 한껏 푸르른 색으로 채워졌다.
거대한 은행나무를 실제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이 작품은 겨울 추위를 뚫고 갤러리를 찾은 관객에세 생생한 녹음을 보여주기 위해 작가가 골랐다.
빛을 품은 다채로운 작품 속 녹색도 눈여겨볼만 하다.
최씨는 "녹색은 작가에게 까다로운 색이지만 대학 시절부터 즐겨썼다"며 "은행나무를 두고 자리를 옮기면서 본 각기 다른 녹색들을 캔버스에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최씨는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30여 년 넘게 나무를 그려왔다.
사생(寫生)을 중시한다는 작가는 사생 작품 수십 여점도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인다.
'천년의 노래' 전시회는 내년 1월 9일까지 열린다.
광주=임동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