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하죠? 대응해야죠. '칼 버려' 하고 외치면서 삼단봉 좌우로 마구 흔들어요.
오른발 앞 하단을 치세요!"
1일 오후 서울경찰청 강당에서 신임 경찰관들이 교관의 지도에 따라 일제히 삼단봉을 휘둘렀다.
최근 인천 흉기난동 부실대응과 서울 신변보호 대상자 피살 등 연이어 현장 대응 부실 사례가 나온 데 따라 이뤄진 교육이라 참석자는 모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교관으로 나선 김영주 경찰 무도교육 훈련센터 교수는 "신임 경찰관들은 목소리를 크게 하고 훈련해달라"고 당부한 뒤 물리력 행사 5단계 과정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주취자 대응 시 손목과 팔꿈치를 잡고 신속하게 끌고 가는 법부터 상대가 경찰관을 밀치려고 할 때 팔을 낚아채 바닥으로 넘어뜨려 대응하는 방법까지 상세하게 지도했고 경찰관들도 곧잘 따라왔다.
하지만 대상자가 칼을 들었을 때 대응하는 법을 강의하자 더욱 긴장한 분위기였다.
김 교수는 "경찰관 두 명이 삼단봉을 들고 좌우에서 압박하면서 칼을 버리게 해야 한다.
동시에 '지원요청'이라고 소리도 질러라"며 "대상자가 칼을 들고 난동을 부리면 한 명은 방패도 쓰라"고 강조했다.
신임 경찰관들은 각각 경찰관, 난동 대상자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언제 어떻게 물리력을 써야 할지 익혔다.
오전에는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사격훈련도 이뤄졌다.
현장 배치 2년 미만의 신임 경찰관 15명이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들어섰다.
'사격 마스터'인 서울경찰청 장영광 경위는 조준선 정렬부터 호흡법까지 38권총 사용법을 차근차근 알려줬다.
장 경위는 "실제 총기를 다루는 거니 본인 주의가 가장 필요하다"고 거듭 당부했다.
기록사격 300점 만점 가운데 290점 이상을 받은 사수가 신임 경찰관마다 1명씩 붙어 자세를 다듬어줬다.
신임 경찰관들은 실탄으로 영점사격, 완사(정해진 시간 내 편안하게 쏘는 것), 속사(빠르게 쏘는 것)를 '무릎 쏴'와 '서서 쏴' 자세로 모두 소화했다.
'정신교육'도 이뤄졌다.
최근 경찰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탓에 이날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교육에 출석한 순경 20명은 모두 표정이 밝지 못했다.
사회자는 "신임 경찰관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얼어붙은 분위기를 깨려 했다.
첫 번째 수업에서는 '부패 행위를 하지 말자' 같은 소극적 윤리를 넘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자는 적극적인 내용을 다뤘다.
두 번째 수업에서는 경찰 업무의 위험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세 번째는 적극적 행정을 하다 소송 등에 휘말리는 경우 조직에서 지원하는 제도를 안내했다.
이현준 서울경찰청 교육계장은 "이번 교육은 16시간씩 사흘 과정으로 각 경찰서에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