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시기, 카드사 입장차에 미정…은행계 '적극적', 비은행계 '주저'
삼성·롯데카드 등 동참 저울질…2∼3개사만 내년 초 서비스 가능성도
KB페이로 신한카드 결제…카드사 페이앱 호환등록 규격사업 완료
각 카드사의 '페이(앱카드)' 플랫폼 상호 개방을 위한 규격 개발이 마무리됐다.

다만 카드사 사이에 이해가 엇갈려 서비스 시작 시기는 미정이다.

1일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가 올해 7월 발주한 '카드사 간 상호 호환등록을 위한 연동규격 및 표준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개발사업'이 최근 완료됐다.

이 사업은 각 카드사의 페이 플랫폼을 타사 카드에 개방해 하나의 간편결제 앱에 여러 회사의 카드를 등록·이용할 수 있도록 호환 시스템의 규격을 개발하는 것이다.

카드사 페이 플랫폼이 개방되면 한 카드사의 페이 플랫폼만으로 여러 카드사의 페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신한카드와 KB카드를 모두 가진 회원이 KB페이 앱 하나만 깔아도 신한카드까지 등록해 두 카드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올해 5월 카드업계는 페이 등록 개방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중소카드사가 자사 페이 플랫폼의 이용자 감소 가능성에도 개방에 합의한 것은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나 핀테크의 결제·금융 플랫폼이 간편결제를 장악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페이 플랫폼의 상호 개방을 위한 규격 개발이 완료됐기 때문에 각사가 참여 결정만 내린다면 단기간에 카드사별로 시스템 개발을 거쳐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 은행계 카드가 페이 플랫폼 개방에 적극적인 것과 달리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등 비(非)은행계 카드와 페이 후발 주자는 서비스 참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간 회원 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은 자칫 선발 주자의 시장지배력만 키워주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페이 플랫폼을 개편한 신한카드의 신한플레이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가입자 수가 1천380만명에 이르고, 월간 활성이용자(MAU)도 635만명에 이른다.

또, KB국민카드 KB페이의 회원 수는 비공식적으로 600만명가량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 등은 "카드업계 페이 플랫폼 개방에 참여할지 아직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은 카드업계 전체가 서비스에 동참하도록 설득하고 있으나 합의가 어렵다면 내년 초나 상반기 중에 2∼3개 카드사만으로 먼저 페이 등록 개방 서비스를 시작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중위권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초기에는 카드사가 이해득실을 따져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에 맞서 경쟁력을 키우려면 대부분 카드사가 페이 등록 개방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