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가치가 6년 만에 최고치로 오르자 중국 금융당국이 은행 등 외환시장 참가자들에게 '투기적' 외환거래를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당국이 시장에 사실상 개입하면서 위안화 가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22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외환위원회(CFEC)는 중국의 각 은행들이 외환거래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투기적 거래를 줄이라고 조언했다. 외환위원회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외환관리국의 관리를 받는 기구로, 은행들의 외환거래에 자문하기 위해 설립됐다.

CFEC는 은행들에게 외환 자기자본거래(프랍 트레이딩)와 고객들의 외환거래를 면밀히 관리하라고 당부했다. 분기 기준 프랍트레이딩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거나, 고객 외환거래액이 15배 이상 늘어나면 '비정상'으로 규정했다. 이런 지침은 중국 은행 50여곳에 하달됐으며, 이는 중국 외환시장 참여자의 90% 이상으로 알려졌다.

CFEC의 이런 권고는 위안화 가치가 6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직후 나온 것이다. 위안화 가치의 빠른 절상을 중국 당국이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경기 하강 국면에 돌입한 중국은 내수 소비와 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에 희망을 걸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너무 높아지면(환율 하락) 수출기업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위안화 기준환율은 지난 18일 1달러 당 6.3803위안으로 2015년 11월18일(6.3796위안) 이후 최저치(위안화 강세)를 기록했다.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면 환율은 내려간다.

인민은행은 달러 등 주요국 통화 가치의 묶음인 통화바스켓, 역내·역외(홍콩 등)시장 환율 등을 고려해 매일 오전 상하이외환시장이 열리기 직전 기준환율을 고시한다. 역내시장인 상하이외환시장의 환율은 지난 17일 1달러 당 6.3780위안으로 떨어졌고 이후 이틀 연속 상승했다.

인민은행은 19일과 22일 2거래일 연속 기준환율을 올려서 고시했다. 이날 고시환율은 1달러 당 6.3952위안으로 지난 18일보다 0.2%가량 높다.

위안화 환율은 미·중 갈등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5월말 달러 당 7위안대까지 올랐다가 이후 중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하락세(위안화 강세)를 이어 왔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