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 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주당 36만원에 분할 재상장한 이후 5개월여 만에 ‘황제주’로 불리는 100만원에 근접했다. 시가총액은 100위권 밖에서 5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100만원 황제주' 등극 앞둔 F&F
5일 F&F는 5.94% 오른 9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분할 재상장한 5월 이후 162.50%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7조2400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54위로 올라섰다. 현대글로비스(58위·6조1312억원) CJ제일제당(59위·5조5054억원) 등을 넘어섰다. F&F의 재상장 당시 시가총액은 3조1600억원으로 100위권이었다.

질주하는 F&F 주가의 동력은 실적이다. F&F는 MLB와 디스커버리의 라이선스를 보유한 의류업체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MLB 브랜드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매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면세점 채널이 마비되면서 중국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던 F&F는 중국 현지 매장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중국 대리점을 지난해 말 71개에서 올 9월 말 기준 389개로 크게 늘렸다. 면세점에서 발생한 매출 공백을 중국 현지에서 메꾸겠다는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매 분기 중국 현지 법인 매출이 전년 대비 수백% 늘었다. 3분기 중국법인 매출은 1235억원으로 전 분기(605억원) 대비 104% 증가했다.

국내 매출도 견조하다. 국내 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디스커버리 브랜드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의류에서 신발, 가방까지 제품 카테고리가 확대되면서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실적 호조에 힘입어 F&F의 올 3분기 매출(3289억원)과 영업이익(957억원)은 각각 전년 대비 122%, 641% 증가했다. 증권사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를 각각 7%, 29% 웃돌았다. 매출이 늘면서 3분기 영업이익률은 29.1%를 기록했다. 유 연구원은 “의류 분야에서 흔히 찾아볼수 없는 고성장, 고마진 구간에 진입한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목표 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8월 이후 목표주가를 ‘유지’한 애널리스트는 한 명도 없었다. 이날도 8명의 애널리스트가 한꺼번에 목표주가를 올렸다. 105만~130만원을 제시했다.

4분기에도 중국법인 매출 증가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연말까지 중국 매장 수가 450개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광군제 등 대규모 소비행사도 앞두고 있다.

서현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MLB는 중국에서 연간 4000억원 가까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했다”며 “당분간 F&F의 실적 모멘텀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