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신규 고용이 늘고 실업률은 하락했다.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델타 변이로 인한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델타 충격' 벗어난 美 고용, 지난달 일자리 큰 폭 증가
미국 노동부는 5일 지난 10월 미국에서 비농업 고용자 수가 전월 대비 53만1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망치인 45만 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31만2000명 증가한 9월에 비해서도 크게 늘었다.

특히 민간 부문에서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공공부문 일자리는 7만3000개 줄었지만 민간부문 일자리는 60만400개 증가했다. 코로나19로 타격이 컸던 레저 및 숙박업종 등의 고용도 늘었다. 레저 및 숙박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6만4000개 증가했다. 전문·비즈니스 관련 업종에선 10만 개, 제조업에서는 6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이날 발표한 10월 실업률은 4.6%로 집계됐다. 2020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시장 전망치(4.7%)를 소폭 밑돌았고, 4.8%였던 9월 실업률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전날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10월 24~30일) 신규 실업수당 건수도 코로나1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CNBC방송은 “이 수치는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서 고용시장도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시간당 평균소득도 늘었다. 10월 시간당 평균소득은 지난해보다 4.9% 증가한 30.96달러로 7개월 연속 증가해 지난 2월 이후 가장 높았다. WSJ는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물가가 증가했지만, 기업들이 구인난에 시달림에 따라 임금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분석했다.

이들 고용지표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파업에 나서는 근로자들이 늘어나 기업들의 고용난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올해에만 200여 건이 넘는 파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2만9000여 명이 파업에 나섰다.

낮아진 노동생산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날 노동부가 발표한 3분기 비농업 부문 노동생산성은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5% 하락하며 1981년 2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노동생산성은 일정 시간이 투입된 노동량과 그 성과인 생산량과의 비율을 뜻한다. CNN은 이에 대해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생산성이 저하된 데다 공급망 혼란이 해결되지 않아 생산이 지연됐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