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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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가 내년 이들 백신으로 932억달러(110조6000억원) 매출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선진국에선 부스터샷(추가 접종)이 확대되고 저소득 국가들도 서서히 백신 보급이 풀리면서 여전히 높은 수요를 유지할 것이란 의미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의료데이터분석기업 에어피니티는 화이자와 모더나가 내년 중국 이외의 코로나19 백신 시장 75.2%를 점유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국 백신을 사용하고 있는 중국을 제외하면 내년 코로나19 백신 시장은 124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 노바백스, 스푸트니크V 등이 세계 코로나19 백신 시장에서 화이자, 모더나와 경쟁하고 있다.

에어피니티는 내년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545억달러 어치 코로나19 백신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더나의 매출 전망치는 387억달러다. 미 애널리스트들은 화이자 백신 매출은 236억달러, 모더나는 200억달러로 추정했다. 이런 시장 전망보다 크게 웃도는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에어피니티의 라스무스 베흐 한센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매출치는 전례없는 것"이라며 "저소득 국가와 중위소득 국가에서 예방 접종 프로그램이 가동되면서 내년에도 높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들의 매출 전망에 대해선 견해가 엇갈리지만 화이자의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평가가 많다. 지난해 말 세계 처음 성인을 대상으로 승인 받은 코로나19 백신인데다 부스터샷과 청소년 대상 승인 절차도 가장 발빠르게 진행했다. 어린이 대상 첫 코로나19 백신도 화이자 백신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에어피니티는 화이자와 모더나가 올해에는 시장전망치보다 낮은 313억달러와 176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지역에서 가격이 달라져 예상보다 매출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쟁자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화이자와 모더나에는 호재다. mRNA 백신을 개발하던 독일 큐어백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포기했다. 단백질 재조합백신으로 주목받았던 노바백스는 아직 시판 허가를 받지 못했다.

데이비드 다우디 존스홉킨스 의대 교수는 "mRNA 백신은 효과가 높기 때문에 경쟁에서 승리했다"며 "이 백신이 여전히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몇개월 안에 다른 백신이 경쟁에서 이기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매출의 64%를 고소득 국가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모더나는 부자 나라 매출 비중이 75%를 조금 넘는다. 내년에도 이들의 코로나19 백신 매출은 고소득국가와 중위소득 국가들이 지탱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스터샷을 시작하는 데다 새로운 변이에 대비해 비축하는 물량도 늘었기 때문이다.

에어피니티는 내년 100억회분 넘게 추가 주문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저소득국가에 공급되는 물량은 1억9800만회분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