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아이다에 따른 미국 보험사들의 손실액이 최대 4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아이다는 카트리나, 샌디, 하비, 어마와 함께 역대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피해를 미국에 입힌 것으로 측정됐다.

22일(현지시간) 재해 위험분석 회사인 ‘리스크 매니지먼트 솔루션’(RMS)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미 남동부 루이지애나주에 상륙한 뒤 빠르게 동북부로 이동했던 아이다의 보험 손실액이 310억달러에서 440억달러로 추정됐다.

아이다는 허리케인의 5개 풍속 중에서 4등급으로 평가됐다. 역대 최대 피해를 입혔던 카트리나(3등급)보다도 풍속이 셌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총 9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베네수엘라 사망자(20명)를 포함하면 116명으로 늘어난다.
대형 보험사인 올스테이트 주가는 미국 뉴욕증시에서 지난 한 달간 5%가량 하락했다.
대형 보험사인 올스테이트 주가는 미국 뉴욕증시에서 지난 한 달간 5%가량 하락했다.
아이다에 따른 보험금 청구 금액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상해·사망뿐만 아니라 재해에 따른 휴업 손실, 건설·자동차 산업 공급망 차질까지 보상해줘야 하기 때문이란 게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다. 여러 주에 걸쳐 정전이 장기화하면서 청구 금액은 더 늘고 있다.

투자자문사인 에버코어ISI의 데이비드 모테마든 애널리스트는 “아이다 피해에 따른 보험사 충격은 3분기 수익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욕증시 상장 기업 중 보험금 지출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보험사로는 자동차 및 주택 관련 상품이 많은 올스테이트, 프로그레시브, 처브, 트래블러스 코스 등이 우선 꼽혔다.

톰 윌슨 올스테이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투자 보고서에서 “아이다는 분명히 회사에 매우 큰 악재였다”고 말했다.

앞서 올스테이트는 아이다에 따른 총 손실액을 14억달러로 추산했다. 미국 내 총 14개 주에서 보험 청구 사례가 발생했으며, 대부분은 피해가 집중됐던 루이지애나에서 나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형 보험사인 프로그레시브 주가는 미국 뉴욕증시에서 지난 한 달간 5%가량 하락했다.
대형 보험사인 프로그레시브 주가는 미국 뉴욕증시에서 지난 한 달간 5%가량 하락했다.
올스테이트는 아이다에 따른 순손실을 6억3100만달러(세전 기준)로 추정했다.

프로그레시브 역시 재보험사에 손실 일부를 넘기더라도 총 5억1000달러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지금까지 미국을 강타한 태풍 및 허리케인 중에서 최대 피해를 발생시킨 건 2005년의 카트리나였다. 총 865억7000만달러의 보험금이 지급됐다. 2012년 샌디는 339억3000만달러, 2017년의 마리아·어마·하비는 각각 310억~320억달러로 기록됐다.

다만 이번 허리케인 아이다에 따른 손실액이 430억~64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경제분석 업체인 코어로직이 이날 밝혔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피해자 및 피해 기업을 모두 포함한 숫자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