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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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 4개월 동안 서울에서 주택을 구입한 39세 이하 매수자 중 절반 이상은 전세를 끼고 매입한 '갭투자'로 나타났다. 이들이 매수한 평균 주택가격은 6억9700만원이었다. 정부는 갭투자를 투기꾼의 전유물이라고 압박했지만, 집값 상승에 압박감을 느낀 젊은 세대들은 조금한 마음에 내 집 마련을 위해 갭투자를 이용한 셈이 됐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0년 3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서울 지역 자금조달계획서 19만3974건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자금조달계획서는 지난해 3월13일부터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서 3억원 이상, 비규제지역에서 6억원 이상의 주택을 구입하려면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했다.

천 의원에 따르면 서울 주택 매수자는 평균 7억9900만원의 주택을 매수했고, 부동산 처분대금으로 2억9100만원, 임대보증금 1억7500만원, 금융기관 예금액 1억1600만원, 주택담보대출로 9100만원을 조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주택 매수를 위해 투입된 자금 총액은 약 155조원이었다. 자금조달 비중은 부동산 처분대금이 57조원(36%), 임대보증금 34조원(22%), 금융기관 예금액 23조원(15%), 주택담보대출 18조원(11%), 그 밖의 차입금(가족 등 대출) 5조4000만원(3.5%), 증여·상속 4조9000만원 순이었다.

연령대별 자금조달계획서 분석 결과 0~39세 서울 주택 매수자의 경우 평균 주택가격이 6억97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조달 방법은 임대보증금이 1억9200만원(2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39세 이하 주택 매수자는 임대보증금 승계 비율도 52%에 달했다. 젊은층의 갭투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생 서울 아파트 못 살까봐"…10대까지 '갭투자' 뛰어들었다
39세 이하를 나눠 30대의 매매 건수를 살펴보면 5만3839건이었다.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해 적극적으로 주택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30대 주택 매수자의 평균 주택가격은 7억4100만원이었다. 자금출처는 임대보증금이 1억9000만원(26%), 부동산 처분대금 1억7100만원(23%), 금융기관 예금액 9500만원(13%) 순이다. 그 밖의 차입금은 400만원(5.3%), 증여·상속은 3500만원(0.47%)으로 나타났다.

20대는 1만134건의 주택을 매입했다. 평균 가격이 4억7200만원이었고, 임대보증금 승계는 71%에 달했다. 갭투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자금조달 비중은 임대보증금이 2억100만원(43%)에 달했고 주택담보대출 6300만원(13%) 금융기관 예금액 5200만원(11%), 증여상속 4500만원(9%), 차입금도 4000만원(8%) 순이었다.

0~19세 주택 매수는 212건으로, 평균 주택 3억2600만원·임대보증금 승계 비율은 97%로 대부분의 거래가 갭투자였다. 자금출처는 임대보증금 1억7500만원(65%), 증여·상속 8000만원(25%)이었다.

천 의원은 "무리한 갭투자를 막기 위해서는 내 집 마련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심리를 잠재워야 한다"며 "3기 신도시, 2·4대책 등 정부의 공급대책이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