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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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기대가 높아지며 항공주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항공주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대형항공사를 눈여겨볼 만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장거리 여객 수요와 항공 화물 수요가 증가하면서 대형항공사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선 여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5.0% 증가한 34만2000명을 기록했다. 노선별로는 미주 노선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미주 노선 여객 수는 13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3% 늘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미주 노선 월 평균 여객 수(46만4000명) 대비 30%까지 회복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주와 유럽 노선 등 선진국·장거리 노선 중심으로 회복세가 계속될 전망”이라며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 화물의 운임(P)이 오르고 운송량(Q)도 증가한다는 점 역시 대형항공사에 긍정적이다. 항공화물 운임 지수인 TAC 인덱스에 따르면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지난달 ㎏당 평균 8.6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5월(kg당 8.70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항만 적체 상황이 여전한 가운데 베트남·상하이 공항 등의 운영 차질로 항공 화물운임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27만24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했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화물은 4분기가 성수기”라며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항공화물 호조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대형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세도 뚜렷하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198억원으로 한 달 전 전망치보다 83.5% 증가했다. 대한항공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대비 405.2% 급증한 5502억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해선 실적 악화 우려가 나온다. 국내선 여객 수가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이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여름휴가 효과도 사라지면서 국내선 중심으로 운영하는 저비용항공사들의 실적이 악화될 전망이다. 진에어의 3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는 한 달 전보다 1.6% 증가한 432억원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대한항공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항공사 가운데 올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가 예상되는 곳은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항공주 주가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6월 중순 이후 하락하다가 지난달 23일부터 상승 전환했다. 이날까지 대한항공(11.23%), 아시아나항공(37.50%), 진에어(17.74%), 티웨이항공(16.37%) 모두 상승했다. 대한항공 주가는 다른 항공주들에 비해 상승폭이 작았다. 6월 고점(3만5100원)에 비해서도 10% 이상 빠진 상태다.

이날 대한항공은 0.49% 내린 3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 목표주가는 3만7500원이다. 현 주가 대비 22.3% 상승 여력이 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