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2008 베이징 우승' 데자뷔…야구 대표팀에 끼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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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첫 경기도 끝내기 승리…1차전 미국에 8-7 진땀승 후 금메달
한국, 이스라엘에 6-5 진땀승…집중력·승리 열망 제고엔 긍정적 효과 특별취재단 = 기묘한 데자뷔(기시감)였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29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0 도쿄올림픽 B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이스라엘에 6-5로 진땀승을 거뒀다.
5-5로 맞선 연장 10회말 2사 만루에서 양의지가 끝내기 밀어내기 몸 맞는 공으로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의 신화를 쓰고 금메달을 목에 건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한국 야구를 지휘할 '구원 투수'로 다시 등판해 13년 전 신화 재현에 나섰다.
'베이징 키즈'가 주축이 된 대표팀을 이끌고 김 감독은 베이징 때와 흡사하게 도쿄올림픽에서도 1차전에서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13년 전 베이징으로 시선을 돌리면 이날 경기와 비슷한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당시 대회는 8개 팀이 풀리그를 벌여 상위 4개 팀이 준결승에 올라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 대표팀은 '야구 종가'를 자부하는 미국과의 첫판을 무조건 이겨야 했다.
첫 상대 이스라엘을 반드시 꺾어야 했던 이번과 첫 번째로 닮은 꼴이다.
한국은 미국을 상대로 6-4로 승리를 눈앞에 뒀다가 마무리 투수 한기주가 대형 솔로 홈런을 맞고 무사에 두 명의 주자를 2, 3루에 둔 채 내려온 바람에 큰 위기를 맞았다.
구원 등판한 윤석민이 투 아웃을 잘 잡았지만, 만루에서 적시타를 맞고 2점을 준 바람에 경기는 순식간에 6-7로 뒤집혔다.
졸지에 패배 직전에 몰렸지만, 한국은 9회말 미국의 악송구를 틈타 재치 있게 홈을 판 정근우의 '발'로 7-7 동점을 이루고 이종욱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이번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도 5-4로 앞서던 9회 마무리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동점 솔로포를 허용한 것도 한기주와 판박이에 가깝다.
오승환은 주자를 1, 2루에 두고 공격하는 연장 10회초 승부치기 상황에서 결정적인 삼진 3개로 9회의 실수를 만회했다.
이어 양의지가 2사 만루에서 상대 투수의 공에 맞아 3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이종욱의 희생플라이나 양의지의 밀어내기 사구(死球) 모두 끝내기의 짜릿함을 선사한 게 세 번째 공통점이다.
한국 야구는 유독 국제대회 첫 경기에서 고전했다.
가진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이변의 제물이 되거나 이겨도 개운치 못한 뒷맛을 남겼다.
'첫 경기에서 못 이기면 꼬인다'는 부담에 짓눌려 결국 토너먼트 전체를 망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다만, 1점 차 끝내기 승리 효과는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과 필승 욕구를 높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대회 때를 다시 살피면, 한국은 미국전 승리 후에도 타선 침묵으로 중국, 캐나다에 계속 고전했다.
약체 중국과의 2차전에선 0-0으로 맞선 상황에서 비가 내려 서스펜디드 경기가 됐다.
중국을 상대로도 1점을 못 뽑았다가 나중에 재개된 경기에서 연장 11회에 1-0으로 이겼다.
3차전에선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눈부신 완봉 역투에 힘입어 캐나다를 1-0으로 겨우 따돌렸다.
한국은 4차전에서 일본을 5-3으로 제압한 뒤에야 그나마 한숨을 돌렸다.
경기는 답답했지만, 1점 차 살얼음 경기를 치르다 보니 승리를 향한 선수들의 응집력과 결속력은 더 올라갔고, 이를 발판삼아 전승 우승 신화를 창조했다.
베이징 대회와 다른 점이라면 홈런이 일찍 터졌다는 점이다.
한국은 이스라엘을 상대로 오지환의 동점 투런포,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김현수(LG 트윈스)의 연속 타자 솔로포 등 홈런 3방을 날렸다.
마운드가 예전만 못하다는 예상은 현실로 드러났기에 방망이로 이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터진 타자들의 장타는 더없이 반갑다.
이날처럼 먼저 점수를 주고 끌려가지 않는 대신 31일 오후 7시 미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타선이 일찍 폭발하면 조 1위로 가는 길이 편해진다.
/연합뉴스
한국, 이스라엘에 6-5 진땀승…집중력·승리 열망 제고엔 긍정적 효과 특별취재단 = 기묘한 데자뷔(기시감)였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29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0 도쿄올림픽 B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이스라엘에 6-5로 진땀승을 거뒀다.
5-5로 맞선 연장 10회말 2사 만루에서 양의지가 끝내기 밀어내기 몸 맞는 공으로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의 신화를 쓰고 금메달을 목에 건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한국 야구를 지휘할 '구원 투수'로 다시 등판해 13년 전 신화 재현에 나섰다.
'베이징 키즈'가 주축이 된 대표팀을 이끌고 김 감독은 베이징 때와 흡사하게 도쿄올림픽에서도 1차전에서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13년 전 베이징으로 시선을 돌리면 이날 경기와 비슷한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당시 대회는 8개 팀이 풀리그를 벌여 상위 4개 팀이 준결승에 올라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 대표팀은 '야구 종가'를 자부하는 미국과의 첫판을 무조건 이겨야 했다.
첫 상대 이스라엘을 반드시 꺾어야 했던 이번과 첫 번째로 닮은 꼴이다.
한국은 미국을 상대로 6-4로 승리를 눈앞에 뒀다가 마무리 투수 한기주가 대형 솔로 홈런을 맞고 무사에 두 명의 주자를 2, 3루에 둔 채 내려온 바람에 큰 위기를 맞았다.
구원 등판한 윤석민이 투 아웃을 잘 잡았지만, 만루에서 적시타를 맞고 2점을 준 바람에 경기는 순식간에 6-7로 뒤집혔다.
졸지에 패배 직전에 몰렸지만, 한국은 9회말 미국의 악송구를 틈타 재치 있게 홈을 판 정근우의 '발'로 7-7 동점을 이루고 이종욱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이번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도 5-4로 앞서던 9회 마무리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동점 솔로포를 허용한 것도 한기주와 판박이에 가깝다.
오승환은 주자를 1, 2루에 두고 공격하는 연장 10회초 승부치기 상황에서 결정적인 삼진 3개로 9회의 실수를 만회했다.
이어 양의지가 2사 만루에서 상대 투수의 공에 맞아 3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이종욱의 희생플라이나 양의지의 밀어내기 사구(死球) 모두 끝내기의 짜릿함을 선사한 게 세 번째 공통점이다.
한국 야구는 유독 국제대회 첫 경기에서 고전했다.
가진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이변의 제물이 되거나 이겨도 개운치 못한 뒷맛을 남겼다.
'첫 경기에서 못 이기면 꼬인다'는 부담에 짓눌려 결국 토너먼트 전체를 망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다만, 1점 차 끝내기 승리 효과는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과 필승 욕구를 높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대회 때를 다시 살피면, 한국은 미국전 승리 후에도 타선 침묵으로 중국, 캐나다에 계속 고전했다.
약체 중국과의 2차전에선 0-0으로 맞선 상황에서 비가 내려 서스펜디드 경기가 됐다.
중국을 상대로도 1점을 못 뽑았다가 나중에 재개된 경기에서 연장 11회에 1-0으로 이겼다.
3차전에선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눈부신 완봉 역투에 힘입어 캐나다를 1-0으로 겨우 따돌렸다.
한국은 4차전에서 일본을 5-3으로 제압한 뒤에야 그나마 한숨을 돌렸다.
경기는 답답했지만, 1점 차 살얼음 경기를 치르다 보니 승리를 향한 선수들의 응집력과 결속력은 더 올라갔고, 이를 발판삼아 전승 우승 신화를 창조했다.
베이징 대회와 다른 점이라면 홈런이 일찍 터졌다는 점이다.
한국은 이스라엘을 상대로 오지환의 동점 투런포,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김현수(LG 트윈스)의 연속 타자 솔로포 등 홈런 3방을 날렸다.
마운드가 예전만 못하다는 예상은 현실로 드러났기에 방망이로 이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터진 타자들의 장타는 더없이 반갑다.
이날처럼 먼저 점수를 주고 끌려가지 않는 대신 31일 오후 7시 미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타선이 일찍 폭발하면 조 1위로 가는 길이 편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