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제노동자 400명·사업주 100명 대상 설문조사
봉제인들 "44년만에 임금소득 실태 자체조사 착수"
서울의 봉제업 종사자들이 44년만에 처음으로 임금소득과 의복 거래 관행에 대한 자체 실태조사에 나선다.

서울봉제인지회와 화섬식품노조 등은 30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전태일재단에서 '봉제 공정임금·공정단가 실태조사 공동사업 착수 보고회 및 공동협약식'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공동조사단을 꾸리고 봉제하청업체의 납품단가 수준과 발주처와의 거래 관행을 살피는 등 봉제노동자의 임금 결정 요인에 대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조사기간은 이달부터 올해 10월까지며, 서울지역 봉제노동자 400명과 사업주 100명을 설문 방식으로 조사키로 했다.

주요 조사 대상 옷 종류는 남성·여성 재킷, 캐주얼 의류, 여성 원피스, 다이마루(기계로 짠 편물로 신축성이 있는 원단) 등이다.

단체들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봉제노동자들이 요구해 온 노동이력증빙제도, 주5일제, 4대 보험 일부 지원제도 도입 등의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공정한 임금 수준과 단가에 대한 기준도 세운다.

공동조사단은 봉제인들이 직접 참여해 44년만에 실태조사를 벌인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봉제인들이 마지막으로 자발적인 실태조사를 벌인 건 청계피복노동조합이 임금·단가 실태조사를 한 1976∼1977년이라는 것이 공동조사단의 설명이다.

이들은 그간 봉제 업계에 대한 조사들이 있었으나 사업주에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객관적 실태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동조사단은 "봉제 사업체는 대부분 10인 미만으로 규모가 영세해 노동조합 조직률이 낮고 임시직과 객공의 비율이 높아 정확한 임금실태를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공동조사단은 올해 10월에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후 서울시에 정기적 전수조사를 요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