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남성 럭셔리 및 해외 패션 매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최근 늘어나는 ‘남성 명품족’을 잡기 위해서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초 서울 소공동 본점 5층 전체를 남성 해외 패션 전문관으로 탈바꿈했다. 기존 5층의 절반을 차지하던 남성 전문관 면적(2310㎡)을 4950㎡ 규모로 넓혔다. 톰포드, 돌체앤가바나, 발렌티노 등 남성 매장 14개가 이 자리에 문을 열었다. 주로 2030 젊은 남성이 선호하는 브랜드다.

남성 취향을 반영한 시계 테마 카페도 열었다. 명품 시계 브랜드 IWC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선보이는 ‘IWC 바(Bar)’다. IWC의 대표 컬렉션 ‘빅 파일럿 워치’를 테마로 매장을 꾸몄다. 서울 성수동 유명 카페인 센터커피와 협업해 시계를 특징으로 한 디저트와 커피 등도 판매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예전 남성 고객은 백화점 체류 시간이 짧았지만 점점 길어지는 추세”라며 “본점 5층 전체를 남성 전문관으로 꾸미는 만큼 카페도 맞춤형 콘셉트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다음달에는 루이비통 남성 전문 매장 ‘루이비통 멘즈’가 본점 남성 전문관에 문을 연다. 롯데백화점은 하반기에 일부 매장을 추가로 리뉴얼해 입점 브랜드를 총 30개 이상 갖출 계획이다.

남성 해외 패션 시장은 ‘나를 위한 소비’에 적극적인 젊은 남성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상반기 남성 해외 패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6% 늘었다. 이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44%다.

이들에 맞춰 매장 콘셉트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 해외 패션 매장은 대부분 남성 여성 상품군을 모두 갖춘 복합 매장으로, 남성 상품은 전체의 20~30%에 그쳤다. 최근엔 남성 상품 비중이 많게는 40% 이상까지 올랐다. 남성관, 슈즈관 등 별도 매장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본점의 경우 다른 점포보다 남성 고객 비중이 더 높다”며 “남성 고객의 전체 매출 중 해외 패션 매출이 4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압도적으로 높아 해외 패션 전문관을 꾸민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도 지난해부터 남성 해외 패션을 강화하고 있다. 루이비통 멘즈를 시작으로 올 상반기 구찌, 버버리, 돌체앤가바나 멘즈 매장을 열었다. 하반기에는 발렌시아가, 발렌티노 멘즈 매장이 입점한다.

지하 1층에 있는 니치향수 브랜드인 ‘크리드 향수’는 상반기에 매장을 넓혔다. 크리드 향수는 유럽 왕실의 공식 향수 업체에 지정된 브랜드로, 고품질의 원재료와 전통 제조 방식을 고수해 특히 남성에게 인기가 많은 브랜드다.

인천터미널점도 지난해 남성 고객이 선호하는 해외 명품 시계를 중심으로 총 15개 브랜드 매장이 새로 문을 열었다. 대표 브랜드는 IWC, 오메가, 토즈, 발렌시아가 등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