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체로키 카운티 검사장 형량 협상…"빠른 재판 위해"
애틀랜타 총격범 사형 아닌 종신형 선고에 인권단체 반발
한인 4명을 포함해 8명을 숨지게 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범이 27일(현지시간) 검찰과의 형량 협상을 통해 종신형을 선고받은 데 대해 현지 인권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다.

한인을 비롯한 애틀랜타 아시안 이민자와 인권단체들은 총격범 로버트 애런 롱(22)이 저지른 범죄의 심각성을 고려했을 때 종신형을 받은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아시안 아메리칸 정의 진흥센터 애틀랜타 지부(AAAJ)의 스테파니 조 지부장은 현지언론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재판이 정의를 실현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그(롱)는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책임을 지겠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체로키 카운티 검찰 새년 월리스 지검장은 재판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본래 롱에 대해 사형을 구형할 예정이었으며, 증오범죄 혐의 적용도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월리스 지검장은 "그러나 사형을 구형하면 정식 재판 절차가 오래 걸리며, 항소 절차까지 포함하면 얼마나 오랜 기간이 걸릴지 알 수 없었다"며 "유족들은 오랜 기간 고통을 견디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은 오랜 기간 유족들과 접촉해왔다"며 "유족들은 빠른 재판을 통해 이번 사건을 마무리하기를 원했다"고 주장했다.

월리스 지검장은 또 롱에게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하지 않는 이유도 밝혔다.

그는 "연방수사국(FBI)과의 오랜 기간 합동 조사 결과 롱의 범행이 아시안을 표적으로 삼은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하더라도 롱에게 추가로 형을 구형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비영리단체 반(反) 명예훼손 연대(Anti-Defamation League) 남부 지부의 앨리슨 파딜라-굿맨 부회장은 AJ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총격 사건은 증오범죄 방지법 적용이 가능한 좋은 기회"라며 "총격범은 성중독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지만, 아시아계 여성을 성적 대상화 했다는 사실 자체가 증오범죄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롱은 오는 8월 애틀랜타 풀턴 카운티 법원에서 한인 여성 4명을 살해한 혐의로 별도 재판을 받는다.

패니 윌리스 풀턴카운티 검사장은 롱에게 증오범죄 혐의 적용 및 사형을 구형할 뜻을 밝혔다.

애틀랜타 총격범 사형 아닌 종신형 선고에 인권단체 반발
/연합뉴스